[TRTL 201]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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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3. 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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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칼 세이건, 사이언스 북스

2024.03.01~

https://youtu.be/G7EEACEefH0?si=CCuM2PcM_GFi5bnC

피아노 선생님이 글렌굴드는 '시끄러워서' 싫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어쩐지 나는 글렌굴드의 그 '시끄럽다'는 점이 좋다. 젊은 시절 빠른 템포로 진행되던 곡이 느릿해진 것도, 중간 중간 들리는 허밍에서 느껴지는 사람 냄새도 좋다. 거장도 한 때 나와 같은 지구 위에서 살아 숨쉬던 사람임을 귀로 직접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참 기분이 이상하다. 저 별빛이 1000년을 달려 내 눈에 들어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어색함처럼.


문제 1 : 제1장, 제2장, 제3장을 대표하는 또는 가장 좋아하는 문장을 페이지와 더불어 두 문장씩 기술해 주세요.

머릿말

한마디로 과학의 성공은 자정 능력에 있다. 과학은 스스로를 교정할 수 있다. 과학에서는 새로운 실험 결과와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 때마다 그전에는 신비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있던 미지의 사실이 설명될 수 있는 합리적 현상으로 바뀌어 간다. (…)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둬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과학이라는 이름의 대담한 기획에서는 이미 제시된 사례에 대한 재평가가 끊임없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것이야말로 과학하기의 위력이며 과학하기의 요체인 것이다. (29pg)

1장

이 두 개의 왜소타원 은하를 붙들고 있는 힘이 중력인데, 나를 의자에 앉아있도록 붙들어주는 힘도 중력이다. 우주 어디에서나 똑같은 자연법칙이 성립하는 것이다. (42pg)

돌이켜보건대 인류는 별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잠시 지구라 불리는 세계에 몸을 담고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제 자신의 원초적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감히 그 기나긴 여정의 첫발을 내딛고자 하는 것이다. (46pg)

그러니 미지의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선원들은, 낯익은 별자리들을 보면서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혔을 것이다. 별들은 탐험가의 벗이다. 별은 예전에 지구의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에게 도움을 주었듯이, 지금도 우주의 바다로 나선 우주선에 힘이 되어준다. (51pg)

(인간은 평생 자신의 유한성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기에 영원한 것을 동경하고 또 사랑하게 되는 것일까? 우리가 보고 있는 저 별은 너무나도 멀어서 우리가 그 빛을 보았을 때 이미 그 별이 사라지고 없을 수 있다는 걸 아는 때 슬퍼지는 이유는 그 때문일까?)

2장

우리가 지구 생명의 본질을 알려고 노력하고 외계생물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애쓰는 것은 실은 하나의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두 개의 방편이다. 그 질문은 바로 '우리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이다. (65pg)

그러나 생물학과 역사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타자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계의 생명은 우리가 추구할 궁극의 목표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103pg)

(나라는 개념은 너가 있기에 가능하고, 우리라는 개념 역시도 우리가 아닌 그들이 존재하기에 가능하다. 도덕교육의 파시즘에서 읽었던 '나'는 '나의 형성'을 타인에게 빚지고 있다는 의미의 서로주체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속성에는 절대적인 내용이 존재하는가? 그것은 비교할 대상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닌가? - 비교정치)

3장

별들이 뜨는 데에도 순서가 있으며 그들의 행동거지에도 예측성과 영원성이 있다. 이런 특성들은 어떤 면에서 우리에게 큰 위안이 된다. (108pg)

물체가 떨어지는 일은 태초부터 있었다. 달이 지구 둘레를 돈다는 사실은 까마득한 옛적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 두가지 현상이 같은 힘에 따라 일어난다는 엄청난 사실을 최초로 알아낸 사람이 뉴턴이었다. (…) 뉴턴의 중력 법칙은 우주 어디에서나 성립하는 범 우주적 성격의 보편법칙이기 때문이다. (157pg) (혹성탈출에서 피타고라스 정리를 통해 자신이 문명사회의 일원이었음을 보이는 내용, 보이저 1호의 골든 레코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문제 2 : 해당 장들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다른 친구들이 잘 모를 수 있는 내용을 하나씩 선정하여 기술해 주세요.

읽으며 케플러의 행성운행법칙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썼기에 이에 대해 기술해보겠습니다.

  1. 케플러의 제 1 법칙은 행성이 운행하는 궤도가 타원이라는 것입니다. (정의에 의거, 한 점에서 동일한 거리를 갖는 점들의 집합인) 원이 중심으로 점 하나를 갖는 것과 달리, (고정된 두 점에 이르는 거리의 합이 일정한)타원은 두 개의 초점을 가집니다. 케플러의 법칙은 타원이 두 개의 초점을 갖는 것과 연관지어, 두 개의 초점 중 하나에 태양이 존재함을 확인합니다. 그리하여 행성은 항성(태양)과 가까워지는 시기, 멀어지는 시기가 존재하게 됩니다. 이는 지구와 대비하여 완벽한 곳으로 여겨지던 우주 공간의 특성상, 행성의 궤도는 완벽한 원이어야 한다는 기존의 생각 (이자 케플러의 생각)을 바꿔놓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러한 행성의 운행궤도를 계산하던 케플러가 고작 몇 분 차이로 인해 운행궤도가 완벽한 원이 아님을 확인하고 좌절하는 내용이 적혀있는데, 지구 공전궤도의 경우 이심률, 즉 타원간 두 초점의 거리가 거의 원에 가까울 정도로 적기 때문에 고작 몇분 차 결과가 나왔다고 이해했습니다. (원은 타원의 특수한 형태로, 이심률이 0인 도형입니다.)

  2. 케플러의 제 2 법칙은 행성이 타원형으로 공전하기에 성립합니다. 공전 궤도가 원의 모양을 띄고 있다면, 같은 거리를 가기 위해 행성은 등속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러나 타원형으로 공전하고 있기에, 행성은 태양과의 거리에 따라 이동하는 속도가 다릅니다. 항성과 행성을 연결하는 선이 동일한 시간동안 같은 면적을 쓸고 지나간다면(면적속도 일정의 법칙), 항성과 행성이 가까이 있을 때, 즉 행성이 근일점에 위치해있을 때 행성은 빠르게 공전하고, 행성이 멀리 원일점에 있을 때, 행성은 천천히 공전하게 됩니다. 따로 찾아보았을 때, 2법칙이 가장 먼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행성의 공전 속도가 다르다는 관측치를 통하여 행성의 운행 궤도가 원이 아님을 파악하였기 때문입니다. 이해하고 이를 서술하는 과정에서 든 생각인데 발견 순서에 따라 설명했다면 법칙들을 이해하는 것이 더 쉬웠을 것 같습니다. 1법칙의 경우, 2법칙이 드러나는 전제가 되지만, 의식의 순서는 2법칙의 관측치를 놓고 '왜 그럴까?'히는 사고의 과정에서 도출되었기 때문입니다.

  3. 이렇게 공전하는 행성들은 항성에서 멀어질수록 그 공전 주기가 길어집니다. 이를 정리한 것이 바로 제 3법칙입니다. 행성과 태양 사이의 평균거리 (원일점과 근일점이 존재하니 당연히 거리는 일정하지 않을 것이고, 평균거리로 계산하게 된다고 이해했습니다.)의 세제곱이 행성의 공전주기의 제곱과 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행성 공전 주기)²×α = (행성과 태양의 평균 거리)³

이것이 비례관계를 보인다고 했으니 α 는 일정한 값을 지니게 됩니다. 이 α 값을 구하기 위해서는 행성 공전 주기의 제곱을 이항하여 행성과 태양의 평균거리의 세제곱으로 나누어주면 될 것입니다. 책은 행성과 태양의 평균 거리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케플러 법칙을 설명하는 문헌들에서는 이를 '궤도 장반경'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장반경은 근일점과 원일점을 연결하는 선분의 절반인데 이는 평균거리와 동일합니다.

이러한 법칙을 통해 뉴턴은 만유인력을 고안해냅니다. 만유인력은 질량을 가지는 두 물체가 서로 잡아당기는, 즉 중력에 대한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행성과 항성이라는 두 질점 역시도 이러한 규칙의 적용을 받습니다. 케플러가 어떠한 사실의 관측을 통하여 고안해낸 법칙에서 일반적인 공식을 도출해낸 뉴턴의 만유인력 발견은 과학의 귀납적 연구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추가로, 2장은 지구 생명체에 대해 설명한 뒤, 목성과 같은 가스행성에서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한다면 이렇게 생겼을 것이다-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계 생물체에 대해 전에 읽은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모두 탄소 결합물입니다. 이는 탄소가 다른 원자와 결합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4개까지 가능, 그리하여 탄소는 결합하여 생명체도 되고, 다이아몬드도 되고 흑연도 됩니다.) 이런 성질을 가지고 있는 원자는 그 수가 많지 않은데 같은 14족인 규소가 탄소와 비슷한 성질을 지녀, 다른 유기화합물로 생명체가 탄생한다면 규소가 유력한 후보가 됩니다. (다른 14족 원소는 규소 이후로는 모두 금속이라 후보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규소는 결합시 굉장히 단단해져서 외피가 엄청나게 딱딱할 것이고 또 탄소에 비해 크기가 크므로 규소 생명체는 탄소 기반 생명체보다 그 크기가 클 것입니다. 지구의 상온에서 규소는 고체로 존재하기에 아마 규소기반 생명체가 사는 외계행성은 지구보다 훨씬 뜨거울 것입니다.


문제 3 : 제1장, 제2장, 제3장에게 새로운 제목을 지어주세요.

1장의 원제는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입니다. 3장까지 읽고 나니 코스모스의 바닷가라는 말은 거대한 진리의 바다에서 조약돌과 조개껍데기를 줍는 어린아이의 모습같아 뉴턴의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저는 이 챕터가 지구가 속해있는 곳이자 지구의 밖으로 여겨지는 우주에 대해 탐구하기 전, 지구에 대해 탐구하는 사람들의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웅장한 음악을 연주할 오케스트라가 악기를 조율하고 상태를 확인하는 것처럼요. 오케스트라는 꼭 오보에의 소리에 맞추어 악기들을 조율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 챕터의 제목을 짓는다면 '코스모스의 오보에'라는 제목을 붙여보고 싶습니다.

2장의 원제는 '우주 생명의 푸가' 입니다. 작가는 지구의 생명체는 단선율이며, 우주는 이보다는 둔주곡, 즉 푸가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챕터가 지구의 생명체의 발생과 그 진화에 대한 내용을 더 많이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성부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성부가 존재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지만, 어느 설명에 집중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니 해당 챕터는 둔주곡, 즉 푸가보다는 독창인 아리아와 더 잘 부합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제목을 지어주고자 한다면 저는 '지구의 아리아'라는 제목을 지어주고 싶습니다.

(교수님과 이에 대해 짧게 대화 나눌 수 있었는데 -아~ 너무 즐거워- 책을 전체적으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위도태와 자연도태는 우주 전체에 울리고 있는 것이다. 행성의 공전궤도가 이심률이 0에 가까운 이유는 도태의 발생으로 타원형인 행성들이 사라졌기 때문임을 알면 앞에서 제시된 지구 생명의 변천사가 참 유사한 구조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3장의 원제는 '지상과 천상의 하모니' 입니다. 3장은 천동설에서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그리고 뉴턴을 통해 만유인력이라는 코스모스의 일관된 규칙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페르니쿠스가 거대한 얼개를 짜며 캔버스를 마련하고, 그 위에 케플러가 관측값에 기반한 계산들로 러프한 스케치를 그려 그 형태를 잡아내면, 뉴턴이 만유인력이라는 법칙, 즉 코스모스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하나의 법칙으로 그 밑그림의 선을 따는 작업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하여 이 장에 '코스모스의 밑그림'이란 제목을 붙여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김나동
김나동 문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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