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TL] 리어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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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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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문예출판사

2024년 2월 20일

https://youtu.be/6hyogUzjzEQ?si=0sXT78g6Gf53UWY0


1. 이 책은 5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장별로 줄거리를 3문장으로 요약해 주세요.

1막

리어 왕이 왕국을 삼분하여 세 딸에게 증여하는 자리, 리어는 고네릴, 리건과 달리 아버지만을 사랑할 수는 없다고 정직하게 답한 막내딸 코델리아를 내쫓듯 프랑스왕에게 시집보내고 충신 켄트를 추방한다. 리어 왕의 신하, 글로스터 백작의 사생아 에드먼드는 자신의 형 에드가와 아버지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흉계를 꾸민다. 큰딸 고네릴에게 자신을 의탁했던 리어는 고네릴의 대우에 분개하여 둘째 딸 리건에게로 간다.

2막

리어 왕의 심부름으로 리건에게 보내진 켄트 공이 고네릴의 신하, 오스왈드와 다투고 둘째 내외에 의해 감금된다. 그러나 둘째 딸 역시 아버지에게 매몰차다. 리어는 결국 둘째 딸에게도 내쫓겨 황야를 떠돌게 된다.

3막

리어는 황야에서 고통받고, 프랑스의 영국 침공이 예견된다. 글로스터는 이를 알고 리어를 모시려 하나, 아들 에드먼드의 모략으로 인해 두 눈을 잃게 된다. 리어는 미치광이인 척 연기하는 에드가를 만나고, 리어는 온전한 정신을 잃는다.

4막

아버지의 소식을 전해들은 코델리아는 출병을 준비한다. 눈이 먼 글로스터는 자살을 결심하나 미치광이로 분한 에드가가 자살을 막고, 아버지를 죽이러 온 오스왈드를 죽이며 살게된다. 리어왕은 글로스터에 이어 코델리아와 재회한다.

5막

에드먼드는 전쟁에서 패배하여 포로가 된 리어와 코델리아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나, 장남 에드가와에서의 결투에 패배하고 이를 취소하려 한다. 고네릴은 자신의 동생 리건을 독살하고 자살한다. 취소 명령이 너무 늦게 내려진 탓에 코델리아는 죽임을 당하고, 리어 역시 곧 그 뒤를 따른다.


2. 막 별로 기억에 남는 문장을 한 문장 이상씩 page와 더불어 기술해 주세요

1막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버님. (…) 슬프게도 저는 저의 마음을 입에 올려 말할 줄 모릅니다. 저는 아버님을 자식 된 도리에 의해서 사랑하올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옵니다. (18pg)

아름다운 코딜리어 공주! 그대는 가난하지만 더없이 풍부하고,

버림을 받았기 때문에 더없이 훌륭하고, 멸시를 당했기 때문에 더없이 사랑스러운 분이 되셨습니다!

그대와 그대의 미덕을 나는 이 자리에서 내 손에 넣겠습니다.

버려진 것을 줍는 일은 법에 어긋나지 않을 것입니다.

신들이여,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모두들 차갑게 멸시하는데도

나의 사랑은 더욱 뜨겁게 불타오를 뿐.

국왕 폐하시여! 우연히 제 몫으로 던져주신 무일푼의 공주님을

저의, 저의 나라의, 아름다운 프랑스의 왕비로 삼겠습니다.

물기 많은 버건디 공작이 아무리 여럿 달려들어도,

비할 데 없이 존귀한 이 아가씨를 나한테서 사가지는 못할 것이오.

인정 없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자, 작별의 인사를 하오, 코딜리아 공주.

그대는 이 나라를 잃었지만, 그것은 더 좋은 나라를 발견하기 위한 것이오. (32pg)

정말 우스꽝스러운 이야기가 아닌가. 운이 나빠지면······그것도 대개는 자업자득, 자신의 실수로 그렇게 되는 것인데, 제 재난을 태양이나 달이나 별의 탓으로 돌려버린다. 마치 우리는 부득이 악한도 되고, 천체의 힘 때문에 바보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악한도 도둑도 모반인(謀叛人)도 모두 별의 영향이며, 주정뱅이도 거짓말쟁이도 간통도 유성(遊星)의 힘에 억지로 굴복한 때문이며, 우리가 나쁜 것은 신의 명령 때문이라는 것이다. 음탕한 인간이 자기의 음탕한 성질을 별 때문이라고 하니, 참 훌륭한 책임 회피지.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는 틀림없이 용자리의 꼬리 밑에서 만났을 것이다. 즉, 나는 큰곰자리 밑에서 태어난 셈이 된다. 그래서 나는 사납고 음란하다는 말이지. 이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람! 이 사생아님이 태어나실 때, 하늘에서 제일 순결한 별이 반짝이고 있었더라도 나는 역시 이대로의 나였을 것이다. (42pg)

2막

그래도 살아갈 수 있다.

에드거로서는 결코 살아갈 수는 있는 것이다. (106pg)

아! 필요를 논하지 말라! 아무리 비천한 거지일지라도,

가장 구차한 것 중에는 필요 이상의 것이 있는 것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살기에 필요한 이외의 것을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생활은 짐승이나 다름없는 무의미한 것이 될 것이다. (128pg)

3막

너야말로 사물 그 자체야. 분식(粉飾) 없는 인간은 이처럼 애처롭고 알몸뚱이만 있는 두 발 가진 동물에 지나지 않아. 벗자, 벗어, 이런 빌려 입은 물건들을! 자, 이 단추를 끌러라! (159pg)

우리보다 높은 분들이 우리와 같은 고통을 짊어지고 계시는 것을 보면,

자신의 불행 따위는 원수같이 생각할 수도 없구나.

세상의 즐거운 일이나 행복한 광경을 뒤로 하고,

혼자서 괴로워하는 사람이, 마음의 고통은 가장 심한 것이다.

하지만 슬픔에 동료가 있고, 괴로움에 벗이 있다면,

우리의 마음은 많은 고통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182pg)

4막

나는 갈 길이 없어. 그러니 눈이 필요 없어.

눈이 보일 때는 넘어지기도 했지. 우리가 흔히 보는 사실이야. 편리한 수단이 있으면 오히려 방심을 하지만, 없어지면 도리어 강해지지. (196pg)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우리는 바보들만 있는 이 커다란 무대에 오른 것을 우는 거야. (236pg)

저는 운명의 타격에 익숙해진 아주 가엾은 사람인데,

여러 가지 슬픔을 알고, 느꼈기 때문에

남에 대한 동정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손을 주세요,

어디 쉬실 곳으로 데려다드리겠습니다. (238pg)

5막

이제 서로 용서를 교환하자. (274pg)

이 슬픈 시대의 중압은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합니다.

지금은 느낀 바를 솔직히 말해야 하며, 신중히 생각할 때가 아닙니다.

가장 나이 많은 분들이 가장 많은 괴로움을 당했소, 젊은 우리는

그토록 큰 불행을 안 만날 것이고, 그토록 오래 살지도 않을 것입니다. (286pg)


3. 이 책을 한 문장으로 define 하면 무엇인가요?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4.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되지 않은 내용, 인물, 또는 상황 들을 기술해 주세요.

1막에서의 선택을 읽고, 리어왕의 코델리아에 대한 사랑이 의심스러웠다. 리어왕은 어째서 가장 사랑한다는 막내딸을 그리도 몰랐을까? 사적인 자리에서도 아니고, 막내딸의 결혼상대를 정하고 왕국의 분할을 논하는, 신하들이 가득한 공적인 곳에서도 입발림 소리는 못 하는 코델리아의 성품을 알았다면 고작 말을 통해 자신에 대한 애정을 가늠하고 이에 따라 재산을 분배하려는 리어왕의 선택은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리어왕이 표면적으로는 딸들에게 내쫓기고 황야에서 정신이 온전치 못하게 되는 것처럼 서술되지만 어쩌면 이때부터 이미 왕의 정신은 혼탁하지 않았나? 생각하였다.

(개인적으로 아빠랑 동생들에 대해 대화 나누다가, 아빠가 부모의 책임은 자식이 어떤 특성을 가지는지 잘 파악하고 어떻게 살면 좋을지 먼저 살아본 어른으로서 가이드라인을 세워주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랑 둘째 동생은 그래도 아빠랑 대화를 많이 나눠서 아는 게 많고, 그래서 어떻게 살면 좋을지, 어떤 일이 적성에 맞을지 말해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인데 막내는 참 막막하다고 말했다. 머릿속으로는 우리 아빠 참 대단하다 나는 못할 것 같다 생각했지만 어쩌면 나도 이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나 보다. 리어왕의 행동을 보고 곧장 아빠의 말이 생각난 걸 보면.)


5. 이 책을 읽은 시간과 장소를 기술하세요. 그리고 독서를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알려주세요.

집 근처 도서관에서 점심부터 저녁까지 천천히 읽었다. 읽는 중에는 체사레 네그리의 Brando di Cales, Villanicco y Spagnoletto, So Ben Mi Chi Ha Bon Tempo, Bianco Fiore를 반복해서 들었다. (모두 알앤제이의 하우스 뮤직이다) 작년에 연극 한 편을 봤는데, 셰익스피어에 대한 인용이 몹시 많아서 영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셰익스피어는 필수라 느끼고 다른 출판사(아름다운날) 버전으로 4대 비극을 모두 읽었었다. 처음 읽을 때, 각주는 살펴보지 않았고 내용을 따라가는 데 급급하며 읽었었는데 이번에 읽은 문예출판사 버전에는 각주가 아예 페이지 중간중간 나와있었으며 굉장히 많다고 느꼈다. 각주에는 희곡 대본의 괄호 속 지시문처럼 배우가 연기하는 방식도 적혀있어서 흥미 있는 사람끼리 모여 그 가이드라인에 맞게 소리 내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서 언급한 연극의 장면 중, 학생들과 선생이 별안간 5막의 마지막, 리어 왕의 죽음에 대해 올버니 경과 에드가, 켄트가 뱉는 대사들을 연기하는 부분이 있어서 독서를 마치고 해당 장면을 소장하고 있는 디브이디로 돌려 봤다. 책에서는 ‘지금은 느낀 바를 솔직히 말해야 하며, 신중히 생각할 때가 아닙니다.’라고 나와있는 부분이 ‘해야 할 말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얘길 합시다!’로 번역되어 있었다. (이 장면에서 연극을 지휘하는 듯한 친구가 타박하자, 이 대사를 뱉은 학생이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대사라고 항변하는 모습이 귀엽다. 그리고 저렇게 번역하니 그 대사처럼 이 문장이야말로 극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이지 않은가 싶다. 나에게는 이 책이 고네릴과 리건의 해야 할 말이 아니라 코델리아의 마음으로 느끼는 말을 알아보지 못한 리어 왕의 이야기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눈으로 읽는 책과 대본으로 듣는 텍스트는 이렇게나 다르구나 새삼스럽게 느꼈다.

김나동
김나동 문학·책

김치나베동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