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을 위한 LECTIO] 더 로드/코맥 매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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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1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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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을 위한 Lectio(TRTL) 과제를 위해 읽은 <더 로드>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고 암울했다.

무언가를 꿈꾸며 버텨내는 게 아닌, 끝없는 막연함이 계속되어지는 느낌이었다.

1. 세상이 파괴되는 과정이 아니라 세상이 파괴된 후에 남겨진 부자의 이야기이다.

왜 작가는 과정이 아니라 파괴된 후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을지 얘기해보세요.

책을 읽으며 계속 나란히 떠오르던 영화가 있다.

작년에 교양 과목을 수강하며 알게 된 영화, <어느 독재자>이다.

<어느 독재자> 또한 권력을 모두 잃어버리고 쫓기는 상황에 놓인 대통령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어느 독재자>와 <더 로드>처럼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주인공이 그 결말 또한 반전없이 받아들이는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이야기 속의 잘못된 부분을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자연스레 비교하게 된다.

드라마나 영화, 소설의 주인공들은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나거나 극한 상황에 놓이게 되더라도

누군가의 도움이나 사랑을 통해 우연하게도 모든 일을 풀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피엔딩'을 맞이한 아름다운 이야기는 나에게 기분좋은 설렘과 용기, 희망을 주지만 내 상황을 돌아보게끔 하지는 못한다. 내가 놓인 세상의 일들과는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란 생각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걸까?

<더 로드>의 작가 또한 독자들이 놓여있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돌아보게끔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3개를 골라 이야기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세요.

제가 죽으면 어떡하실 거예요?

네가 죽으면 나도 죽고 싶어.

나하고 함께 있고 싶어서요?

응. 너하고 함께 있고 싶어서.

알았어요.

(P.16)

나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슬프고 무섭다고 느낀다.

그런데 남자는 물론이고 아직 너무나도 어린 소년이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이상하리만큼 담담하다. 심지어 소년이 먼저 죽음을 맞이할 순간에 대해 묻고있다.

지극히 주관적인 감정이겠지만, 어린 아이가 죽음을 두려움 없이 이야기하고 듣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안타까웠다. 얼마나 극한 상황이었으면 가능했던 것일지.. 담담하고, 조용하지만 마음을 찡하게 한 구절이다.

스토브의 버너에서 나오는 원형의 파란 이빨 같은 불이 유일한 빛이었다.

무슨 생각 해?

마침내 따뜻해졌네요.

마침내 따뜻해졌다고?

네.

그런 말은 어디서 들었니?

모르겠어요.

그래. 마침내 따뜻해졌구나.

(P.167)

소년의 "마침내 따뜻해졌네요"라는 대사는 우리가 흔하게 하는 말이지만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추위와 배고픔, 불안함 속에서 목적지도 모른채 무조건 따뜻한 남쪽으로 향하고 있는 소년에게 따뜻함은 그저

몸을 녹일만한 좋은 환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말하는 따뜻함, 따스함보다 훨씬 무거운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 소년의 말을 들은 남자의 반응 또한 소년의 말을 가볍게 여기고 있지 않기에 가능한 반응이지 않은가.

불에 나무를 더 넣고 무릎을 꿇은 채 손으로 소년의 이마를 짚었다.

괜찮아질 거야.

남자는 겁에 질렸다.

가지 마세요.

소년이 말했다.

아무 데도 안 가.

잠시라도요.

그래. 여기 그대로 있을 거야.

네. 알았어요, 아빠.

(P.280)

결말을 모른 채 이 부분을 읽었을 때에는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남자가 소년을 둔 채로 죽음을 맞이함을 알고난 후 부터 이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어둡고 황폐한 환경에서 오직 아빠만을 의지하고 따랐던 소년이다. 아빠가 달아날까 무서워 안심하지 못하고 계속 되묻고 확인했던 소년이 아빠를 잃었을 때 과연 희망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극한 상황을, 끝없는 고통과 힘겨움만을 겪으면서도 과연 소년이 연명하는 것이 행복하고 중요한 일인지 본인은 대답을 쉽게 할 수가 없다.

3. 절망 속에서 희망을 얘기하는 것이 적절한 결말인지 의견을 얘기해 보세요.

나는 스스로를 긍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소하고 남들이 신경쓰지 않는 것에 혼자 좋아하고 기뻐한다.

그렇기에 나는 어떠한 상황이더라도 희망, 긍정을 품고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 느낀다.

물론 무엇인가를 꿈꾸며 끝없는 고통을 느끼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힘들어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절망 속의 희망을 믿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감정을 느낄 한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지치지 않고 노력하고 행복할 수 있다.

나 또한 무엇인가 목표를 이루고 막막한 현실과 벽에 부딪히곤한다. 그럴때마다 꿈꿨던 아름다운 상황들과 자연스레 비교가 되어지면서 우울함과 슬픔을 견뎌내며 매우 힘들어한다.

하지만 그 과정을 버텨내면 또 다른 희망과 꿈을 가지고 웃으며 지낼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긍정적이고 희망을 가진 삶을 지향하는 바이다.

ui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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