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TL 더 로드 <코맥 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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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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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이 파괴되는 과정이 아니라 세상이 파괴된 후에 남겨진 부자의 이야기이다. 왜 작가는 파괴전 혹은 파괴중인 과정이 아니라 파괴된 후의 상황을 소재로 했을지 이 소설이 주장하는 바에 견주어 얘기해보세요.

나는 사실 이 소설이 무엇을 주장하는 지 잘 모르겠지만, 소설이 나에게 주는 한 가지 질문은 ‘모든 것이 끝났을 때, 우리는 살아가야만 하는가?’이다. 그런 부분에서 파괴된 후의 상황을 소재로 한 것 같다. 또한 물리적으로 세계가 파괴되었지만, 도덕적·윤리적으로도 모든 것이 파괴된 세계를 살아가는 것이 정령 살아가는 것인지 단언할 수 없다. 더욱이나 책에서 ‘죽음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라는 구절이 나오는 데, 이 책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죽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2.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3개를 골라 이야기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세요.

(1). p192 사람들은 늘 내일을 준비했지, 하지만 난 그런 건 안 믿었소. 내일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어.

-> 책에서 나온 노인과 생각이 정말 비슷해서, 내가 만약 생존자였다면 이 노인처럼 살아갈 꺼 같다. 위 노인의 말에 공감이 많이 되었는데, 내일은 내일이란 시간만 주어주고, 그 내일을 사는 사람의 몫으로 감당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 p308 그러나 아이에게는 다른 삶이 없었다. 소년이 밤에 잠에서 깨어 남자가 숨을 쉬는지 귀를 기울이며 확인한다는 것을 남자도 알고 있었다.

-> 앞 구절에도 드러났듯이 두 부자가 비록 같이 지내고 있지만, 남자와 아이가 보았고 준비해 갈 세계는 분명히 다르다. 아들이 살아갈 것이라 생각한 세계 중, 아들이 이전부터 아빠가 없는 삶을 상상하고 준비했던 모습이 참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그런 아들의 모습을 아는 아빠의 상황도 참 안타깝다.

(3). p294 한참 후에 소년이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사람을 죽였어요.

아버지가 그 사실만은 아들이 몰랐으면 했던 것 같고, 결국 그 사실을 아들이 깨달았다. 아버지가 가진 유일한 희망은 생존이 아니라, 자신은 아니더라도 아들 너 만은 선을 지키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생존하길 바란 게 아닌 가 싶다.

3. 비극은 카타르시스를 준다고들 한다. 이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을 맺지 않고 희망을 간직한 결말을 맺고 있는데 이 이야기를 비극으로 끝났다면 어떤 효과가 있었을지 생각해보고, 작가는 왜 결말을 이렇게 마무리 했는지 얘기해보세요.

여기서 희망은 새로운 보호자를 만나 다시 살아간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 인생의 드라마나, 영화, 소설을 꼽으라면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 새드 엔딩으로 끝난 작품이 대다수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비극으로 끝났으면 더 여운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을 한다. 충분히 비극으로 끝이 나도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가는 독자들에게 ‘과연 아버지가 아들이 끝까지 살아서 보여주고자 한 희망이 무엇일까?’ ‘아버지는 어떤 희망을 굳게 믿었는가?’ ‘무엇을 희망하며 걸어왔는가?’란 질문을 주며 사랑이란 답을 내기 위해 아들이 계속 살아가는 희망을 간직한 결말을 맺었다고 생각한다.

임예원
임예원

우물 안 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