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 코맥 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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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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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이 파괴되는 과정이 아니라 세상이 파괴된 후에 남겨진 부자의 이야기이다. 왜 작가는 파괴 전 혹은 파괴 중인 과정이 아니라 파괴된 후의 상황을 소재로 했을지 이 소설이 주장하는 바에 견주어 얘기해보세요.

세상이 파괴된 후 남은 생존자들의 이야기. 아무것도 남지 않은 세상에서 단둘이 의지하며 살는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인간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세상 파괴 전 세상에서 이를 묘사했다면 그 충격이 잘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고, 파괴 중인 과정은 불필요하게 드라마틱 했을 것이다. 이미 이 모든 것이 끝난 상황에서 이 둘이 얼마 동안, 어떻게 버틸 것인가. 그리고 이들의 종착점,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가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이 적막하고 처절한 상황 묘사와 간간이 등장하는 짧은 대사가 독자들이 각자 나름의 상상을 펼치고 조용히 깊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SF 물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무기력하게 하루하루 연명하는 스토리 말고 레지던트 이블 같은 직접적으로 주인공이 상황을 맞서는 것을 좋아한다. 영화보다 배경, 상황을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에 맡기니 너무 끔찍한 것 같다. 세상 멸망 후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죽여야하는 상황, 그리고 그 상황에서는 어떤한 자원과 힘을 바탕으로 다른 인간 착취하며 인간성 상실하고. 다른 아이와 개를 데리고 가자는 아이, 남을 도와주자며 걱정하는 아이를 계속 거절해야하는 아버지, 하지만 내 아이, 하나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

2.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3개를 골라 이야기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세요.

한참 뒤 어둠 속에서. 뭣 좀 물어봐도 돼요?

그럼. 되고 말고.

제가 죽으면 어떡하실 거예요?

네가 죽으면 나도 죽고 싶어.

나하고 함께 있고 싶어서요?

응. 너하고 함께 있고 싶어서.

알았어요.

p16

책을 처음 읽기 전에 나는 겉표지에 쓰였던 여러 매체의 평과 감탄사를 읽었다. 그래서 든 생각이 '아 흥미진진한 책인가 보다'였다. 그런데 첫 장부터 나는 막혔다. 대체 무슨 소리지? 왜 우울하고 이해할 수 없는 배경들을 묘사하는 거야? 곧 나는 이게 인류 멸망에 관한 것이며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빠와 아들뿐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이 외롭고 어두운 세상에 둘만 남았다는 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서로밖에 없다는 것에 책을 읽던 지하철에서 울었다. 그래서 빨리 책을 닫고 집에 갔다.

열렬하게 신을 말하던 사람들이 이 길에는 이제 없다. 그들은 사라졌고 나는 남았다. 그들은 사라지면서 세계도 가져갔다. 질문: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해서 앞으로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p40

이 책을 정말 읽기 싫었다. 상상도 하기 싫은 설정은 나에게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하늘, 태양, 석양, 달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것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은 잿빛의 세상에서 내가 미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현재 너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 모든 것들이 어느 날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정말 일어나지 않을까? 정말 생각도 하기 싫은 것들이 머릿속에 떠올라서 답답했다. 사실 우리의 미래는 너무 불확실하지 않을까?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는 불확실성과 무한하게 모르는 것 때문에 우리가 지금까지의 문명을 달성한 것 같다. 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지구 밖에 다른 존재가 있을까? 우리와 함께 이 지구를 공유하는 유기체들은 무엇인가? 아니면 어떻게 하면 더 잘, 오래 살 수 있을까 연구하였고 나와 같이 과학과 수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사회학, 심리학 쪽 좀 더 인간의 내면과 사회 구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한다. 각자 자기에 맞는 답, 이 지구에 숨을 쉬고 존재하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것이다. 근데 정말, 이 모든 것은 언제나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것에 의해 다 무너져내릴 수 있다. 지구가, 인간이 끝날 수 있다. 이것은 정말 우리가 모르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미래에 대해 불안감 등은 우리가 살며 짊어져야 하는 것이다. 하여튼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 이 불확실성에 맞서고 어느 정도 안정감을 우리 삶에 주기 위해 모든 활동을 하는 것이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을 초초하게 불안하게 기다리기 보다, 아 이번 연구에서 기대 수명이 88이래, 그러면 우리는 적어도 88세까지 살겠지. 그리고 학교 열심히 다니고 열심히 일하고 사람 잘 만나서 살면 되겠지. 이렇게.... 본질적인 것을 회피, 아니 그것에서 조금 뒤로 물러서는 것이다.

너는 불을 운반해야 돼.

왜 몰라. 네 안에 있어.

늘 거기 있었어.

내 눈에는 보이는데.

p314

아빠가 죽기 직전에 아들에게 한 말. 전부터 남자는 소년에게 너는 불을 운반하는 특별한 존재라고 말해주었다. 그 말이 너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살아있다는 게 아이가 신이 보내준 선물이라는 게 아버지에게는 명분을 주고, 우울감이나 연민에 빠질 틈새를 안주고 계속 앞만 보고 걸어가야할 상황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자신과 똑같은 상황에 처한 다른 아이들을 보고 싶어하는 소년. 그들과 서로의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고 외롭지 않으며 나눌 사람을 구하는 것

3. 비극은 카타르시스를 준다고들 한다. 이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을 맺지 않고 희망을 간직한 결말을 맺고 있는데 이 이야기를 비극으로 끝났다면 어떤 효과가 있었을지 생각해보고, 작가는 왜 결말을 이렇게 마무리했는지 얘기해보세요.

개인적으로 나는 비극이 카타르시스를 주는 지 잘 모르겠다. 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비극에서 자신의 억눌린, 해소되지 못 하였던 감정들을 간접적으로 해소하는 것. 하지만 나에게 이 소설은 너무 아프고 힘들었다. 그리고 나는 희망을 간직한 결말인 것이 맞지만, 그냥 남자하고 소년하고 계속 함꼐 했으면 좋겠다. 아마도 작가가 그동안 소년을 위했던 남자의 희생과 노고를 강조하려고 남자를 죽인 것 같다. 그리고 소년에게 권총을 물려주고 소년에게 혼자서 좀더 성숙하게 자립할 여건을 만들어준 것 같다. 더불어 아직 이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남아 있다는 여지를 준 거다. 근데 나는 희망적이라는 이 작가의 의도는 잘 모르겠고 남자가 죽은 것, 소년이 홀로 남은 것이 너무 슬프다. 비극으로 끝났으면 오히려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던 결과이기에 더 잘 받아들일 수도 있다. 둘 중 하나가 죽을 것 보다. 하여튼 나는 이 책을 계속 읽고 싶지 않았다. 그들의 일과 결말을 알고 싶지 않았다.

죽어야 하는가 살아야 하는가, 존재론적인 고찰을 불러일으킨다.

여자는 죽었다. 왜 죽었는가 남자와 소년으로부터 자신이라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남자는 왜 계속 살아가려고 하는가

꼭 둘이 함께 해야 한다. 둘 중 하나라도 사라지면 성립되지 않는다.

lisbeth0wasp
lisbeth0w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