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TL] 로드 - 코맥 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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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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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의 로드는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가 정말로 상상해서 쓴 소설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가 직접 보고 사진을 찍어 남긴 모습들을 글로 적어놓은 것 같이 길거리와 주인공들이 만난 사람들을 생생하게 묘사해 놓았다. 낯선이가 풍기고 있는 냄새까지, 남자가 탐색한 집의 의자의 재질이 무엇인지까지 너무 생생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남자와 소년이 먹을 것을 찾아 빈 집들을 둘러볼때마다 누가 나오진 않을지 나도 숨죽이며 몸을 웅크리고 읽었다.

또한 책은 한번의 쉼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달려간다. 보통 친구를 기다리며 책을 읽을 때 이번 장까지 읽어야지 정해두고 끊을 수 있는데 이 책은 어디서 끊어야할지 끊을 곳을 찾을 수 없었다. 책 표지와 뒷면에 책에 대해 찬사를 날리는 후기들이 있는데 다 과장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만약 표현력이 부족한 내가 같은 내용을 책으로 썼다면 이 책의 3분의 1만큼의 분량이 나왔을 것이다. 줄거리는 남자와 소년이 잿빛만이 남은 황폐한 지구에서 먹을 것을 찾기위해 계속 돌아다니며 남쪽으로가는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를 실제 있었던 일 마냥 이렇게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었을까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움을,,,,,

1. 세상이 파괴되는 과정이 아니라 세상이 파괴된 후에 남겨진 부자의 이야기이다. 왜 작가는 파괴전 혹은 파괴중인 과정이 아니라 파괴된 후의 상황을 소재로 했을지 이 소설이 주장하는 바에 견주어 얘기해보세요.

 이 소설은 대체 무엇을 이야기하고픈 것이었을까? 작가는 왜 이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책으로 만들었을까? 왜 파괴전, 파괴중이 아니라 파괴 후의 상황을 쓴 것일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남자와 소년, 즉 아빠와 아들은 그들이 왜 이러한 상황에 처했는지에 대해서도 더이상 이야기 하지 않고, 그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데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리고 파괴전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나는 읽으면서 이들의 상황이 핵전쟁을 하고 난 후 황폐화된 지구일까 아니면 커다란 자연재해 때문에 파괴된 지구일까 잠시 고민해보았으나 아무렴 어떠하나 그냥 소설의 내용처럼 최악의 상황에 도달했을 때 가져야할 삶의 태도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남쪽으로 계속 걸어가면서 길강도들과 노인들, 사람을 먹는 사람들,,,등 여러 살아남은 자들을 남자와 소년이 만난다. 소년은 어딘가에 있을 착한사람들을 생각하고 아빠가 생존을 위해 어쩔수 없는 이기적인,아니 당연한 행동을 할 때에도 소년은 이타적인 마음을 갖고 아빠를 설득한다. 작가가 주인공을 아빠와 아들로 한 이유도 약육강식의 무정부 상태의 세상에서도 찌들지 아니한 순수한 아이였기 때문에 어른인 아빠의 선함(?)이타심(?)양심(?)을 지키려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리 극한 상황이 찾아와도 사람이 사람을 먹지 않고, 타인을 죽여가며 먹을 것을 빼앗고, 같이 길을 잃은 자에게 연민을 느끼고 서로 도와가야하는 것이 신이 있든 없든 인간이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것이라 말하는 것 같았다.

2.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3개를 골라 이야기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세요.

어쩌면 남자는 그 자신이 소년에게는 외계인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이해한 것인지도 몰랐다. 이제는 사라진 행성 출신의 존재. 그 행성에 관한 이야기는 수상쩍었다.

174페이지

 태어났을 때부터 파괴된 세상을 보고 자란 아이에겐 그 세상이 그가 보고 체험한 전부일 것이고 그 이전의 세상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빠는 이제는 사라진 행성의 존재로 표현하여 외계인이라고 말한 표현력이 놀라워서 기억에남는다.

같이 가도 돼요?

253 페이지

아빠가 배를 탐색하러 가는데 아들을 보초를 시키며 혼자 다녀오려 했을 때 아들이 한 말이다.

항상 아이에게 권총을 맡기고 혼자서 빈집과 배에 먹을 것을 찾기위해 들어가는 아빠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무서운 정적 속에 혼자 남아 두려움을 떨 아이의 마음에 더 공감이 가서 기억에 남는다.

아저씨는 불을 운반하세요?

319 페이지

책에서 자꾸 그들이 불을 운반한다고 말한다. 그 불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 말을 들으면 실제 타오르는 불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신들에게서 불을 빼앗아 인간에게 전해준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소년은 잿빛 폐허 속 매말라가는 인간들 사이의 존엄성들을 따뜻하게 해주고 밝게 비춰줄 희망을 불을 운반하는 것 같았다.

3. 비극은 카타르시스를 준다고들 한다. 이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을 맺지 않고 희망을 간직한 결말을 맺고 있는데 이 이야기를 비극으로 끝났다면 어떤 효과가 있었을지 생각해보고, 작가는 왜 결말을 이렇게 마무리 했는지 얘기해보라.

비극으로 끝났더라면 너무 현실적으로 우리의 행성 지구가 사라져 버린 미래를 그렸을 것이다. 그러나 희망을 간직한 결말은 희망인 불을 운반하는 소년이 살아남아 지구의 미래를 그릴 수 있었다.

초록악어크앙
초록악어크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