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TL] '아무튼,메모 - 정혜윤'

프로필

2021. 2. 18. 21:27

이웃추가

1) 이 책을 읽고 자신은 메모가 필요한 사람인지 아닌지 생각해보고 그 이유를 5문장으로 기술해 주세요. 또는 만약에 지금까지 나는 메모를 열심히 한 사람이었다면 이 책에서 언급된 메모와 나의 메모의 차이점을 5문장으로 기술해 주세요. 

나는 지금까지 메모를 꽤나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고 작가님의 메모 습관과 열정을 엿본 뒤로 좀 더 메모를 위해 부지런하게 움직여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거의 100% 모바일 기기를 통해 타자로 남겨지는 나의 메모와 언제 어디서나 노트를 꼭 붙들고 손글씨로 적는 것이 작가님의 메모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분명 매년 다이어리를 구입하고 형형색색의 형광펜과 볼펜을 새로 장만하는 것이 소소한 행복이었던 내가 모든 노트를 아이패드로 대체하고 그 많던 포스트잇을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 대화창 하나로 바꿔버렸다. 여전히 내 책상 위에는 다양한 종이와 책이 쌓여있지만, 내가 직접 적어낸 나의 글씨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오늘 밤은 애플펜슬은 그만 내려놓고 오랜만에 아끼는 만년필로 메모를 해봐야겠다. 

2) 내가 앞으로 메모를 한다면 어떠한 메모를 첫문장으로 하고 싶은지와 그 이유를 기술해 주세요. 또는 만약 내가 메모주의자라면 가장 기억에 남는 메모와 그 이유도 기술해 주세요. 

아는 것이 적으면 사랑하는 것도 적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나의 모든 다이어리 첫 장과 아이패드, 스마트폰 메모장, 책상 위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애정 가득한 이 문장을 앞으로 맞이할 수많은 메모장의 첫 문장으로 하고싶다. 앎을 사랑과 연결 지은 다정함에 한번, 반박할 수 없는 무결함에 한번. 처음 이 문장을 마주했을 때의 짜릿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문장을 돼새길때마다 귀찮고 멀게만 느껴지는 지식의 습득, 배움의 길을 전혀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한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메모 매너리즘과 배움 거부, 귀차니즘 상태를 단번에 박살내주기도 한다. 

타오르던 열정이 소진되고 밍밍한 상태로 빈둥대는 일상을 끝도 없이 지속하고 싶어질 때 우연히 이 문장과 마주하게 되면 '너 아는 것도 적고 사랑하는 것도 적은 텅텅 빈 인간이고 싶은거야?! 당장 뭐라도 해!'라고 문장이 내게 소리치는 기분일 때도 있다. 

이 문장이 주는 자극은 생각보다 강력하고 진득하게 내 삶을 좀 더 살아 움직이게 만들고 있었기에 

옆구리를 지그시 찔러 넣는 삶의 각성제로서 이 문장을 나의 메모장과 다이어리 마다 새겨넣었다. 

아마 이 문장은 앞으로도 꽤나 오랫동안 내 메모장과 노트들을 봉인하고 보호하는 주문이 될 예정이다. 

Soonly
Soonly

지금 여기, hic et nu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