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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비롯해 지난 6월 유럽 순방단에 포함된 168명의 영문 이름과 여권 번호 등 개인 정보가 담긴 파일이 인터넷상에 5개월여 노출된 초유의 사태를 정부가 ‘유출’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 의뢰했다. 외부 ‘해킹’보다는 누군가가 업무상 취득한 파일을 악성코드 검사용 사이트에 업로드했을 가능성이 의심된다는 의미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3일 오전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회의를 연 뒤 유출 경위와 정보 노출 범위, 실제 피해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경찰청을 비롯한 관계 기관 협조하에 유출 경위 파악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대통령 부부를 포함한 168명 전원의 여권 재발급 절차도 진행 중이다. 이 경우 새 여권 번호가 부여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국내외에서 발생한 해킹 사건과 관련해 “흩어져 있는 보안 기능을 총괄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사이버 보안 ‘차르(czar)’ 기구 구성을 적극 검토하라”고 했다. “청와대 개인 정보 유출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도 금융권 해킹 사고와 관련해 전국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2100여 기관에 대한 긴급 보안 。검에 착수한다.
◇공군 1호기 유출 파일은 외교부 문서 양식… 靑·국정원과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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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청와대 비서실·경호실 직원 등의 정보가 대량 유출된 이번 사건은 지난 6월 초 파일의 악성 코드 등을 검사하는 해외 유료 사이트에 ‘1호기 탑승자 명단’이라는 엑셀 파일이 업로드되면서 시작됐다. 정부가 외부 해킹보다는 내부 유출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결국 수사의 핵심은 ‘보안 문서’로 엄중히 관리되는 이 문서를 누가 어떤 경위로 습득해 유료 사이트에 업로드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될 전망이다.
◇유출 파일, 외교부 양식과 동일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9일부터 18일까지 벨기에, 이탈리아를 찾아 유럽연합(EU) 본부와 교황청 등을 방문했고 곧이어 프랑스에서 개최된 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해당 파일에는 당시 순방에 동행해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탑승한 공직자와 기자 등 168명의 개인 정보가 담겨 있었다. 5개월여 동안 이 사이트를 이용 중인 회원이라면 누구나 대통령 부부의 여권 번호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을 열람할 수 있었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에 올라와 있던 엑셀 파일의 기재 양식은 우리 외교부가 순방에 앞서 작성하는 공군 1호기 탑승자 명단 파일과 동일한 양식으로 전해졌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문제가 된 사이트에서 해당 정보 삭제, 그리고 그 밖의 개인 정보 유출 여부 확인 등 추가 피해 차단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며 “유출 경위와 (사건 발생의) 여러 배경에 대해 관계 기관과 협조해 철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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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 작성·활용 관련자는 다수
유출된 파일 형태가 외교부 양식과 동일하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외교부 직원이 보안 검사 등을 목적으로 파일을 사이트에 업로드한 뒤 삭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다. 박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만 답했다.
정부 관계자는 “탑승자 명단 및 정보를 채우는 과정에는 청와대 등 여러 담당자가 참여하고 파일을 공유하게 된다”며 “외교부가 만든 양식이기 때문에 외교부가 유출 당사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탑승자의 개인 정보를 기입하고 공군 1호기의 이착륙 절차 등을 방문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정원, 공군, 재외공관 등 다양한 관계자에게 이 양식이 공유된다는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순방 상대국에서 문서가 유출되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순방단의 원활한 출입국을 위해 상대국에 1호기 탑승자 명단이 제공된다”며 “여러 국가를 방문한 만큼 유럽 쪽에서 유출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른 인사도 “파일에 악성 코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업로드한다면, 파일을 제작한 우리 쪽보다는 받아서 확인하는 상대국 쪽에서 업로드했을 가능성이 더 높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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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는 “유출 경위에 관한 여러 추정이 가능하다”면서도 “상대국 입장도 있는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게 맞다”고 했다.
◇野 “靑 기강 해이, 엄중 문책하라”
야당 등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 정부 주요 인사들의 개인 정보가 유출돼 5개월 동안 사실상 방치된 상태였다는 。에 대해 “보안 참사” “경호 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청와대와 외교부 등은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 2일에야 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하고 급히 대응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민감 정보조차 흘리는 청와대 기강 해이에 대해 대통령은 사과하고 관련 책임자는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며 “내 안방도 못 지키면서 무슨 국가 안보를 책임지느냐”는 논평을 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이 대통령은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청와대가 망할 차례인가”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정부 업무 보고 시 이 대통령은 기업들이 개인정보 유출에 안이한 것 같다며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하고 잘못하면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고 했었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사이버 보안 ‘차르’ 기구 구성 검토를 지시한 것을 두고도, 야당에서는 “과거 민주당이 가장 반대했던 사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2023년 국정원이 대통령령인 ‘사이버 안보 업무 규정’을 개정해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보안 측정’을 하려 하자, 민주당은 “국정원이 사이버 안보를 핑계 삼아 권한만 늘리려 한다”며 반대했었다.
파일 형태가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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