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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성원성 작성일26-11-02 05:02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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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개구리에 불을 붙이거나 사지를 찢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죽인다면 동물학대일까. 많은 사람은 당연히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법의 답은 뜻밖에도 “아닐 수 있다”이다. 그 개구리가 ‘식용’이라면 말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정의한다. 포유류와 조류는 당연히 포함되지만 파충류·양서류·어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동물만 포함된다. 그런데 동물보호법 시행령은 파충류·양서류·어류를 동물의 범위에 포함하면서도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제외한다.
동물보호법 시행령은 파충류·양서류·어류를 동물의 범위에 포함하면서도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제외한다.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그 결과 기묘한 일이 벌어진다. 같은 개구리라도 관상용이나 전시용이라면 동물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식용을 목적으로 하면 법이 정의하는 ‘동물’에서 빠진다. 동물의 고통을 느끼는 능력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인간이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동물학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지가 달라지는 것이다.
문제는 법이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의 구체적인 의미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처음부터 먹기 위해 길러진 동물만을 뜻하는지, 다른 목적으로 사육되다가 식재료로 사용되는 동물까지 포함하는지도 법문만으로는 분명하지 않다. 무엇보다 식용 동물이라고 해서 잔혹하게 대해도 괜찮다는 결론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같은 개구리라도 관상용이나 전시용이라면 동물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식용을 목적으로 하면 법이 정의하는 ‘동물’에서 빠진다. AI 생성 이미지
동물보호법은 이미 동물을 죽이는 방법에 관한 원칙을 두고 있다. 누구든지 혐오감을 주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도살해서는 안 되고, 도살 과정에서 불필요한 고통이나 공포, 스트레스를 주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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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피하게 동물을 죽이는 경우에도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따라야 한다. 소·돼지 등 축산물위생관리법 등에 따라 죽이는 동물에 대해서는 가스법이나 전살법 등 정해진 방법으로 고통을 최소화해야 하고, 반드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다음 도살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식용 목적의 파충류·양서류·어류는 애초에 동물보호법상 ‘동물’의 범위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동물보호법이 마련한 최소한의 인도적 도살 원칙조차 적용받기 어렵다. 파충류나 양서류에 소나 돼지와 똑같은 도살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동물보호법이 존재한다면, 적어도 산 채로 불에 올리거나 끓는 물에 넣는 것처럼 불필요한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는 막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법이 존재한다면, 적어도 산 채로 불에 올리거나 끓는 물에 넣는 것처럼 불필요한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는 막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SNS 영상 캡처 화면
이러한 법의 공백은 온라인 공간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유튜브와 SNS에서는 파충류나 양서류를 산 채로 조리하거나 의도적으로 고통을 주는 장면을 콘텐츠로 소비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충분히 보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은 칼로 자라의 목을 여러 차례 절단하거나, 살아 있는 동물을 뜨거운 물이나 불판 위에 올리는 식이다. 살아 있는 황소개구리가 불판 위에서 몸부림치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장면은 재미를 위한 볼거리로 소비된다. 황소개구리는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되어 있어 원칙적으로 사육·양도·양수·보관·운반·유통 등이 금지되며, 식용 등 법령이 정한 경우에는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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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황소개구리를 식재료나 영상 촬영 목적으로 취급하는 행위는 동물복지뿐 아니라 생태계교란 생물 관리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충분히 보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은 칼로 자라의 목을 여러 차례 절단하는 모습. SNS 영상 캡처 화면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독일 동물보호법은 척추동물을 죽일 때 원칙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으로 통증을 차단해 지각과 감각이 없는 상태에서 죽이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주어진 상황에서 가능한 범위에서 통증을 피하도록 규정한다. 이 원칙에는 포유류와 조류만이 아니라 어류·양서류·파충류도 포함된다. 프랑스의 식품안전 당국이 사용하는 개구리 도축 관련 공식 지침 역시 운송·기절·도살 과정에서 불필요한 고통을 주지 않도록 요구한다. 살아 있는 개구리는 저온을 이용한 기절 방법을 권고하고, 도살할 때에는 적절한 도구를 사용해 한 번에 절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안내한다. 즉, ‘식용’이라고 고통을 줄여야 할 의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뉴질랜드 동물복지법은 포유류·조류·파충류·양서류·어류뿐 아니라 문어, 오징어, 게, 바닷가재와 민물가재까지 ‘동물’에 포함한다.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보호 범위를 척추동물 밖으로 확대하는 움직임도 있다. 뉴질랜드 동물복지법은 포유류·조류·파충류·양서류·어류뿐 아니라 문어, 오징어, 게, 바닷가재와 민물가재까지 ‘동물’에 포함한다. 영국도 동물의 감응력을 다루는 법률에서 척추동물뿐 아니라 십각류 갑각류와 두족류 연체동물을 감응력이 있는 동물의 범위에 포함했다. 스위스 역시 척추동물뿐 아니라 보행성 십각류의 도살 과정까지 규정하고 있다. 과학적 지식의 발전에 따라 법적 보호의 경계를 다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모순은 우리 법체계 안에서도 드러난다.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은 동물실험에 사용되거나 사육되는 모든 척추동물을 ‘실험동물’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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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실험실의 개구리는 척추동물로서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이 되지만, 같은 동물이라도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순간 동물의 정의에서 제외된다.
실험실의 개구리는 척추동물로서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이 되지만, 같은 동물이라도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순간 동물의 정의에서 제외된다.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동물이 고통을 느끼는 능력은 인간이 그 동물에게 붙인 용도에 따라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식용으로 이용한다는 것과 불필요한 고통을 가해도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동물을 먹는 것 자체에 대한 찬반과도 구별해야 한다. 동물을 식용으로 이용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피할 수 있는 고통은 줄여야 한다는 것이 동물복지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이다. 호주수도준주와 뉴사우스웨일즈주의 동물보호법이 무척추동물은 ‘식용 목적에 한해’ 보호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현대의 동물보호법은 그 동물이 실제로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라는 과학적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동물복지 과학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감응력을 인정받지 못했던 동물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고, 여러 나라의 법제도 그에 따라 보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현대의 동물보호법은 우리가 어떤 동물을 친숙하게 여기느냐가 아니라, 그 동물이 실제로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라는 과학적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
우리 동물보호법도 이제 ‘식용’이라는 이유만으로 파충류·양서류·어류 전체를 보호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타당한지 물어야 한다. 우선 식용 목적의 척추동물도 동물보호법의 기본적인 학대 금지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사람과 친한 동물만 보호하는 것이 동물복지는 아니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동물을 찾아 그 빈틈을 하나씩 메우는 것, 그것이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사는 사회’로 가는 길이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는 것’의 구체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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