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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성원성 작성일26-11-01 15:48 조회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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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말
가. 37년 동안 변호사로 일하면서 줄곧 해온 일은 읽고, 듣고, 쓰고, 말하는 일이었다. 기록을 읽고 의뢰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안에서 사실과 쟁.을 찾아 서면으로 정리하고 법정에서 설명해 왔다. 목회자의 설교와 변호사의 변론은 목적도, 근거도, 책임의 방식도 다르다. 그러나 문장을 해석하여 사람의 삶과 연결하고, 그 의미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다는 .에서는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 이재룡 목사의 《함께 읽으면 설교가 살아납니다》를 나의 업무와 연결하여 읽게 된 이유다.
나. 이 책에는 개인적으로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다. 저자인 이재룡 목사는 나의 순천고등학교 27회 동기이자 독서모임 '독한 친구들'의 멤버다.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친구가 자신의 목회 경험과 고민을 심혈을 기울여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는 사실이 반갑고 자랑스럽다. 특히 '함께 읽기'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책을 함께 책 읽는 친구의 저서로 만났다는 。에서, 그 제목부터 우리 모임과도 정겹게 이어진다.
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종교적 정서로는 오히려 불교에 가깝다. 그렇지만 기독교가 말하는 사랑과 용서, 이웃에 대한 책임,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는 태도에는 공감한다. 신앙의 모든 내용을 나의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가르침을 일상의 행동으로 옮기려는 노력은 나에게도 중요한 과제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나의 관심은 설교를 잘하는 기술보다는, 타인의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나의 말을 어떻게 책임 있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있다.
함께 읽으면 설교가 살아납니다
2. 오래 일했다는 것이 혼자 옳게 읽는다는 뜻은 아니다
가. 이 책은 설교의 어려움을 설교자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만 보지 않고, 혼자 준비하는 구조의 문제로 바라본다. 목회자들이 성경을 함께 읽고 질문하며 설교를 준비하는 길을 제시한다는 .이 인상적이다.
나. 이 문제의식은 오랜 경력을 가진 변호사에게도 낯설지 않다. 경험이 쌓이면 사건의 윤곽을 빨리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익숙한 유형을 알아보는 능력과 눈앞의 사건을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이 언제나 같은 것은 아니다. 과거에 다루었던 사건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번 사건의 다른 사정을 놓칠 수 있고, 먼저 세운 결론에 맞추어 기록을 읽을 수도 있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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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 제시하는 개인의 묵상과 공동의 대화, 작성과 피드백, 회고의 흐름을 사건 처리 과정에도 응용해 보고 싶다. 각자 기록을 검토한 뒤 쟁.을 함께 논의하고, 담당 변호사가 책임 있게 서면을 작성하며, 제출과 재판 이후에는 판단과 설명의 적절성을 돌아보는 방식이다.
라. 나에게 이 책의 '함께 읽기'는 경력의 가치를 부정하는 말이 아니라, 경력이 독단으로 굳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다가왔다. 후배 변호사의 기초적인 질문, 담당 직원이 발견한 날짜의 불일치, 의뢰인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사소한 표현이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 오래 일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먼저 답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질문 때문에 자신의 답을 고칠 수 있는 태도일 것이다.
3. 의뢰인의 말을 법률문제로 바꾸기 전에
가. 이 책이 제시하는 '청중 감수성'과 '삶의 일치'는 법률가인 나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준다. 나는 이를 설명을 듣는 사람의 처지를 헤아리는 일, 그리고 말한 바와 실제 행동이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일로 받아들였다. 나는 앞으로 법률적 결론을 제시하기 전에 "제가 이해한 사정이 맞습니까"라고 되묻는 시간을 더 의식적으로 갖고 싶다. 설명을 마칠 때에도 정확한 용어를 사용했는지만이 아니라, 의뢰인이 선택 가능한 길과 그 부담을 실제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나. 변호사는 의뢰인의 긴 이야기를 법률상 쟁。으로 정리해야 한다. 그러나 쟁。을 빨리 파악하려는 마음이 앞서면, 의뢰인이 왜 그 일을 견디기 어려워하는지 충분히 듣지 못할 수 있다. 그가 원하는 것이 금전의 회복인지, 잘못에 대한 인정인지, 관계의 정리인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소송의 승패만 설명할 위험이 있다.
4. 설득은 강한 표현보다 성실한 설명에서 나온다
가. 설교와 변론을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신앙의 고백을 법적 논증의 근거로 삼을 수도 없으며, 개인의 종교적 가치관을 의뢰인에게 요구해서도 안 된다. 그럼에도 이 책의 문제의식은 내가 작성하는 서면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변호사의 서면은 의뢰인의 입장을 충실히 드러내야 한다. 그러나 충실한 대변이 모든 사정을 유리하게만 표현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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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리한 자료를 외면하거나 상대방의 동기를 근거 없이 단정하고, 사실보다 수사를 앞세우면 오히려 주장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나. 나에게 필요한 실천은 명확하다. 사실과 평가를 구분하고, 주장과 증거를 연결하며,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쓰는 것이다. 의뢰인에게도 유리한 전망뿐 아니라 불리한 가능성과 감당해야 할 비용을 함께 설명해야 한다. 듣기 좋은 말보다 판단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하는 것이 내가 지켜야 할 직업적 성실성이라고 생각한다.
다. 용서와 화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 가치를 존중하지만, 이를 이유로 피해를 입은 의뢰인에게 권리 포기나 성급한 양보를 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신념은 타인의 결정을 대신하는 근거가 아니라, 그가 자신의 권리와 선택의 결과를 충분히 이해하도록 돕는 태도로 나타나야 한다.
5. AI는 보조자로, 판단과 책임은 사람에게
가. 제17장 '디지털 시대의 소그룹: AI를 보조자로, 공동체를 분별의 자리로'는 AI를 변호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나에게 특히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나는 이 장의 문제의식을 기술의 편리함을 받아들이되, 해석과 판단의 주체를 놓치지 말라는 요청으로 읽었다.
나. 역시 복잡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서면의 구성을 검토하며, 반복되는 표현을 다듬거나 빠뜨린 쟁.이 없는지 살피는 데 AI의 도움을 받고 있다. 혼자 작성한 초안을 다른 각도에서 검토하고 예상되는 반론을 .검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자료 정리와 초안 작성의 부담을 줄이면 핵심 쟁。을 숙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에서 실용적 가치가 크다.
다. 그러나 그럴듯한 문장과 정확한 판단은 별개다. AI가 제시한 사실은 사건기록과 대조하고, 판례와 법령은 원문으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문장이 매끄럽다는 이유로 증거의 빈틈까지 메워졌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의뢰인의 비밀과 개인정보를 지키기 위해 입력할 자료의 범위도 신중히 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의뢰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소송과 화해 중 어떤 선택을 권할지 숙고하며, 그 설명에 책임지는 일까지 AI에 넘길 수는 없다.
라. 이 지。에서 '공동체를 분별의 자리로' 삼는다는 말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내 업무에 옮기면 AI의 답변을 동료의 검토나 의뢰인과의 대화 대신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그 대화를 충실하게 만드는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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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가 제시한 반론을 동료와 검토하고, 정리된 사실관계를 의뢰인에게 확인하며, 최종 문장은 내가 기록과 대조하여 확정하는 방식이다.
마. 37년의 경험은 검증을 생략할 자격이 아니라,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 묻는 바탕이어야 한다. AI로 아낀 시간을 더 많은 문장을 생산하는 데만 쓰지 않고, 의뢰인의 말을 한 번 더 듣고 기록을 한 번 더 확인하는 데 쓰고 싶다. 새로운 기술을 검토하면서도 사람과 공동체의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친구의 문제의식이 나의 업무 태도까지 돌아보게 한다는 .에서 반갑고 고맙다.
6. 함께 읽는 친구에게서 배우고 실천하는 길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은 핵심어는 경청이다. 기록의 문장을 경청하고, 의뢰인의 사정을 경청하며, 동료의 다른 의견과 상대방의 반론까지 끝까지 살피는 태도다. 그것은 판단을 미루는 소극성이 아니라, 판단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성실하게 만드는 노력이다. 앞으로 중요한 서면을 제출하기 전에는 동료에게 빠진 사실과 설명의 비약을 지적해 달라고 요청하고 싶다. 사건이 끝난 뒤에도 승패만으로 업무를 평가하지 않고, 처음의 판단은 정확했는지, 의뢰인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 불필요한 대립을 키우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고자 한다. 기독교인이 아닌 내가 이 책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7. 이 목사의 앞날을 응원하며
한 권의 책을 완성한다는 것은 자신의 경험과 믿음을 다른 사람의 질문 앞에 내어놓는 일이기도 하다. 목회의 현장에서 품어온 고민을 동료들과 나누고, 그 경험을 다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책으로 엮어낸 이재룡 목사의 정성과 끈기에 친구로서 깊은 찬사를 보낸다. 이 책은 동기의 출간을 축하하는 기쁨을 넘어, 서로 다른 자리에서 일해 온 친구에게 여전히 배울 것이 많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독한 친구들'에서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이 서로의 생각을 넓혀주듯, 이 목사의 앞으로의 목회도 성도와 이웃의 삶을 깊이 듣고 함께 길을 찾는 목회로 더욱 풍성해지기를 바란다. 이 책이 목회자들에게는 혼자 감당하던 고민을 나눌 용기를, 성도들에게는 삶에 가까이 다가오는 말씀을 만나는 계기를 주었으면 한다. 순천고등학교 27회 동기로서, 함께 읽는 독서모임의 벗으로서, 그리고 다른 종교적 자리에서도 그의 진심에 공감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재룡 목사의 앞날을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한다.
김원진 대표변호사(법무법인 P&K)
독서모임 '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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