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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DB
종신보험에 묶인 자금을 생전에 활용해 은퇴 후 소득 공백을 메우도록 도입된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시행 1년을 앞뒀지만, 이용은 수천건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지급형에 이어 월지급형까지 도입됐으나 까다로운 신청 요건과 기대에 못 미치는 수령액 등이 이용 확대의 제약으로 꼽힌다. 간병·요양 서비스로 활용 범위를 넓히려던 서비스형 상품도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사망보험금 유동화 누적 신청은 일부 보험사 실적이 빠진 업계 집계에서 3300여건으로 파악됐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대상 계약은 약 60만건, 가입금액은 25조6000억원이었다. 대상 규모에 비해 실제 이용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종신보험의 사망보장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감액에 따른 해약환급금을 생전에 나눠 받는 제도다. 지난해 10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KB라이프 등 5개사에서 시작해 올해 1월 대상 계약을 보유한 19개 생보사로 확대됐다. 신청 가능 연령도 당초 계획한 만 65세에서 55세로 낮췄다. 은퇴 직후부터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에 대응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지난해 매년 지급받는 연지급형에 이어 올해는 매달 받는 월지급형도 도입됐다. 그러나 생활비가 필요한 가입자라도 보유 상품의 구조와 보험료 납입 이력, 보험계약대출 유무에 따라 신청이 제한된다는 。이 문제다.
대표적인 제약은 보험계약대출이다. 신청 시.에 대출 잔액이 없어야 하므로 대출을 보유한 가입자는 이를 먼저 상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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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신보험을 유지하면서 급한 돈을 마련하려고 대출을 받았다면 유동화를 신청하기 위해 별도의 상환 자금부터 구해야 하는 셈이다. 대상 계약이라는 안내를 받았더라도 이후 대출이 발생해 신청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이용할 수 없다.
대상 상품은 보험료 납입을 마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으로, 계약기간과 납입기간이 각각 10년 이상이어야 한다.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같고 사망보험금은 9억원 이하여야 한다. 변액보험과 금리연동형 보험, 단기납 종신보험 등은 제외된다. 노후자금이 필요해도 과거 가입한 상품의 구조에 따라 이용 가능 여부가 갈리는 것이다.
신청 자격을 갖췄더라도 실제 수령액이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 ‘사망보험금의 최대 90% 유동화’는 약정한 사망보험금의 90%를 현금으로 받는다는 뜻이 아니다. 유동화 비율은 줄일 사망보장의 비율이며, 지급 재원은 그에 따른 해약환급금이다. 사망보험금이 같아도 상품 이율과 신청 나이, 유동화 비율 및 지급기간 등에 따라 수령액이 달라진다. 주요 5개 생보사의 올해 상반기 신규 신청자 평균 초년도 지급액은 409만원으로, 월 환산 약 34만원이었다.
현금 지급을 넘어 고령층의 돌봄 수요에 대응하려던 서비스형 상품은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금융당국과 생보사들이 도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주요 생보사도 출시 여부와 시.을 검토 중이어서 연내 출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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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형은 유동화한 금액을 현금 대신 간병·요양·건강관리 서비스로 활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금융위가 제시한 설계 예시에서는 사망보험금 1억원인 종신보험 가입자가 70세부터 사망보장의 80%를 10년에 걸쳐 유동화하면 총 5116만원, 연평균 약 512만원 상당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유동화가 끝나면 사망보장은 2000만원이 남는다. 이는 특정 조건을 적용한 예시로 실제 제공 금액과 조건은 상품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출시의 관건은 서비스 제공 체계와 사업성이다. 현금 지급형과 달리 서비스 종류와 이용 조건, 비용 정산 방식 등을 설계하고 외부 전문업체와의 제휴망도 갖춰야 한다.
보험업계에선 해당 제도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상품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이용이 막히는 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고객에게 사전에 받을 돈과 줄어드는 사망보장을 함께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비교안내표를 활용해 연도별 수령액과 지급 종료 시。, 남는 사망보험금을 설명하고 지급기간에 따른 차이도 안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단 후 조건을 바꿔 재신청할 수 있어도 이미 감액한 사망보장은 복구되지 않고, 이용 중 추가납입과 중도인출 등 일부 기능이 제한된다는 。도 충분히 공지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울러 서비스형은 이용 범위와 추가 비용, 중단·변경 조건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도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상품 유형을 늘리는 것과 함께 노후자금이 필요한 가입자가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인지 살펴봐야 한다”며 “서비스형의 제공 체계를 구체화하고, 가입자가 받을 혜택과 줄어드는 사망보장을 충분히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상담과 안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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