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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성원성 작성일26-10-22 10:42 조회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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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니아에서의 첫 아침식사 ⓒ 김연순 그릭 요거트와 삶은 달걀, 바나나 그리고 토마토와 치즈를 얹어 올리브 오일 듬뿍 두른 샐러드. 카타니아에서 먹는 첫 아침 식사다. 단출하게 둘이 지내다 보니 대체로 아침 식사도 단출하다. 위에 큰 부담이 없고 골고루 영양분을 갖춘 식사인 데다 포만감까지 있으니 매우 만족하며 즐기고 있다. 첫 여행지는 카타니아 대성당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여지없이 버스는 도착 시간이 계속 늘어나며 안 온다. "그래. 여기는 이탈리아! 그럴 수 있지." 그냥 걷기로 했다. 걷다 보니 아무래도 이리저리 둘러보게 된다. 특이하게 생긴 건물은 지도 앱을 검색하며 확인하는데 그것 또한 재미있다. 어떤 한 건물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두오모 광장에서 만난 탱고 ▲  카타니아 대성당 외관 ⓒ 김연순 걷는 동안 수도 없이 많은 성당을 만난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한 집 건너 한 집이 성당이랄까. 드디어 대성당 앞에 도착했다. 대성당은 카타니아의 중심부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에 있다. 광장에는 감미로운 탱고 음악이 울려 퍼졌다. 한 쌍의 여성과 남성이 손을 마주 잡고 춤을 추고 있다. 황홀한 선율이 시원한 바람결에 흐르고 여성의 치맛자락도 휘날린다. 고전적 느낌의 흑백 의상을 갖춰 입은 두 사람의 움직임이 격조가 있고 우아하다. 동작의 선이 단아하고 곱다고 느끼는 순간, 음악이 바뀌며 빠른 템포가 이어진다. 춤 선이 활기차고 격정적인 데다 아찔하기까지 하다. 시간을 잊은 채 넋 놓고 탱고에 빠져들었다. 카타니아 대성당의 정식 명칭은 카타니아의 수호성인인 성녀 아가타의 이름을 딴 '성 아가타 대성당'이다. 11세기에 고대 로마 시대의 목욕탕 유적 위에 건립되었다가 지진과 화재를 여러 차례 겪은 후 18세기 초에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 되었다. 이 과정에서 고대 로마 유적의 대리석 기둥이 건축 자재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성당 내부에 성녀 아가타의 유골함과 유물함이 안치되어 있고 카타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오페라 작곡가 빈첸초 벨리니의 무덤도 있다. ▲  카타니아 두오모 광장의 코끼리 상 ⓒ 김연순 광장 중앙에는 카타니아의 상징인 코끼리상이 있다. 특이하게도 이집트 오벨리스크 위에 세워져 있다. 카타니아 사람들은 이 검은색 용암석 코끼리가 인근에 있는 에트나 화산의 재앙을 막아준다고 믿었다. 광장 한편에 큰 소리를 내며 물을 뿜는 분수가 있다. 무언가를 기원하며 사람들이 동전을 던진다. 두오모 광장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니 생활의 내음이 물씬 난다. 한 여성이 테라스에 빨래를 널고 있다. 빨랫줄에 아기 옷도 널려 있고 빨간색 티셔츠와 초록색 바지도 널려 있다. 그 옆에 흰색 셔츠까지 나란히 널려 있는 것을 보니 얼핏 이탈리아 국기가 떠오르며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  빈첸초 벨리니 음악당 ⓒ 김연순 카타니아 대성당에 무덤을 두고 있는 이탈리아 천재 작곡가 빈첸초 벨리니(Vincenzo Bellini) 음악당 앞에 이르렀다. 1801년 카타니아에서 태어난 벨리니는 33세의 나이로 요절했는데, 살아생전 10여 편의 오페라를 작곡한 이탈리아 음악의 거장이다. '노르마'를 비롯한 그의 대표작 몇 작품은 지금까지도 세계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종종 상연 된다고 한다. 카타니아 사람들이 그를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는 카타니아 공항에 그의 이름을 붙여 빈첸초 벨리니 공항으로 부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출출해 시간을 보니 。심시간이다. 밥을 제대로 챙겨 먹는 것도 여행의 재미다. 벨리니 음악당 앞에 두어 군데 식당이 보였다. "이왕이면 벨리니로 하지 뭐" 하며 '비스트로 벨리니'로 들어갔다. 메뉴를 고르는데 '노르마 파스타'가 있다. 주문을 받는 직원이 자기네 식당의 노르마 파스타는 다른 식당과는 좀 다르다며 이 지방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데 괜찮겠냐고 한다. '노르마 파스타'를 맛보다 ▲  벨리니의 대표작 '노르마' 이름을 딴 전통방식의 노르마 파스타 ⓒ 김연순 그 말을 들으니 더 구미가 당겼다. 전통 방식 그대로 달라고 했다. 잠시 후 나온 파스타. 파스타 면이 가지에 쌓인 채 접시에 담겨 나왔다. 포크를 돌려 면과 함께 가지를 입에 넣었다. 순간 토마토소스의 신선하고 상큼한 맛이 구운 가지의 감칠맛과 어우러지며 황홀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파스타가 이리도 감미로울 수 있나? 눈이 절로 감기고 입꼬리가 올라가며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벨리니의 대표작 '노르마' 그 이름을 붙일 만한 파스타다. 함께 주문한 마르게리따 피자도 꽤 훌륭했다. 후식으로 티라미수와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는데, 한국에서 즐겨 먹던 티라미수와 상당히 다르다. 덜 달고 더 담백해 왠지 먹을수록 더 건강해질 것 같았다. ▲  빈첸초 벨리니 동상 ⓒ 김연순 내친김에 벨리니 동상을 보러 가기로 했다. 깔끔한 건물들과 잘 정비된 도로, 초록의 잔디 위를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에게서 도시의 향기가 난다. 벨리니 동상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끊임없이 이어진다. 나는 여기 와서야 알게 된 사람인데, 그는 카타니아의 큰 자랑이자 시칠리아의 자부심이었다. 베네딕트 수도원으로 가는 길에 소규모 광장들이 많았다. 한 광장에선 천막을 치고 배너를 내건 홍보 부스가 보였다. 가까이 가서 홍보물에 대고 번역기를 돌려보니 폭력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단다. 기부도 받는다고 해서 기꺼이 참여하는 마음으로 기부했더니 티셔츠를 에코백과 함께 준다. 기부한 돈 보다 더 받는 것 같아 좀 민망했다. 오랫동안 NGO 활동을 해 온 나로서는 이탈리아에 와서 아동 학대 방지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 이들과 우리가 서로 세계 시민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강렬한 느낌을 받는다. 역시 연결은 강하다. 베네딕트 수도원으로 가는 길, 직진이 힘든 이유 ▲  카타니아 로마 원형극장 ⓒ 김연순 이어서 다시 베네딕트 수도원으로 향했다. 직진을 방해하는 것들이 자꾸 나타난다. 이번엔 고대 유적지가 나타났다. 카타니아 로마 원형 극장이다. 도심 한복판인 스테시코로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원형 극장의 관람석은 인근에 있는 에트나 산의 현무암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유적지 위로 건물들과 도로가 들어서 있는데, 관람을 위해서는 지상에서 계단으로 내려가야만 한다. 우리는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사방에서 관찰하며 위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올랐다. 다시 베네딕트 수도원으로 가는 길, 길가의 유리문으로 얼핏 뭔가 특이한 게 보인다. 몇 걸음 되돌아와 보니 고대 로마 유적지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8유로 티켓을 구매해 들어갔다. 마주한 첫 장면부터 입이 딱 벌어졌다. 고대 유물들과 함께 탁 트인 드넓은 원형 극장이다. 규모가 상당히 큰 원형 극장을 천천히 걷다가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  카타니아 고대 로마 원형극장 ⓒ 김연순 2500년 전 여기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공연을 하는 무대 위의 사람들, 그리고 그것을 보며 기꺼이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마치 내가 그 시간으로 이동해 함께 있다는 상상을 하니 온몸에 전율이 인다. 오래된 돌계단 위로 피어난 초록 이끼들이 주변의 현대식 건물들과 대비되며 '흘러온 시간' 앞에 먹먹함이 몰려온다. 사람도 별로 없는 고즈넉한 시간이 감동을 더 해 한참을 앉아 있다 나왔다. 드디어 베네딕트 수도원에 도착했다. 그런데 가이드 투어가 필수라고 한다. 관람 시간 70분을 버티기에는 이미 체력을 다 썼기에 가이드 투어는 하지 않기로 했다. 수도원 외관만 찬찬히 둘러보고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셨다. 숙소로 돌아오려고 보니 걸으면 30분, 버스를 타면 42분이다. 그냥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 쿱(소매협동조합)이 보여 간단하게 장을 봤다. 나와서 하늘을 보니 가로수의 분홍빛 꽃과 어우러져 저녁 하늘빛이 매우 고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규모가 상당히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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