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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서구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에서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재확인했다. 유럽을 향해서는 “오랜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며 전통적 가치를 중심으로 서구가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미 언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뒤를 이을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루비오 장관의 정치적 행보와 맞닿은 연설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프닉스 언덕에 마련된 연단에 오른 뒤 아크로폴리스와 파르테논 신전을 배경으로 “오늘날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프닉스 언덕은 기원전 5세기부터 아테네 시민들이 모여 도시의 문제를 토론하고 투표했던 곳으로, 고대 아테네의 직접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장소다.
루비오 장관은 “다음 10년이 다음 세기의 이야기를 쓰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어떤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서구가 세계의 정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유지할지, 아니면 쇠퇴와 예속, 몰락의 미래를 체념하고 받아들일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행동하기로 선택하거나, 아예 행동할 선택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주창해온 ‘미국 우선주의’를 서구의 전통적 가치와 연결하며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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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장관은 “오늘날 계몽된 외교정책이란 자국민보다 ‘세계 공동체’를 우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유행처럼 됐다”며 “이 。에서도 우리는 고대 그리스인들에게서 훨씬 더 많이 배워야 한다. 그들은 자국에 대한 충성심에 이기적인 것이나 잘못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알렉산더 대왕과 율리우스 카이사르, 샤를마뉴 대제,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 등 서구의 제국 건설자들도 잇달아 거론했다. 코르테스는 16세기 멕시코에서 아스테카 제국을 정복한 인물로, 그 과정에서 엄청난 폭력을 자행했다는 논란이 있다. 루비오 장관은 “국가들은 신중함과 외교가 실패했을 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라고도 했다. 아울러 드론 전과 핵심 광물, 사이버보안, 초지능(SI, 트럼프 대통령이 인공지능을 바꿔 부르는 말) 분야에서 미국이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의 연설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동맹국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국가들이 전통적 가치와 서방 공동의 문명적 유산을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유럽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수천 년 전 이곳에 있었던 불씨를 다시 지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우애의 유대가 끊어지게 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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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이 시대의 위협에 맞설 수 있는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 2월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연설에서 이민 정책 등을 비판하며 유럽이 ‘문명의 소멸’ 위험에 직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 언론도 루비오 장관을 주목했다. 그가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공화당 내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루비오가 트럼프로부터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을 물려받으려는 정치인에게 어울릴 법한 연설을 했다”며 “서구 문명의 가치에 대해 폭넓게 연설하면서 트럼프의 의제를 국가적 야망과 재창조를 강조해온 보다 광범위한 서구 전통 속에 위치시키려 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연설은) 상쾌하고 시의적절한 해독제 같았다”며 “올해 최고의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경쟁자 밴스 부통령도 “오늘 마코의 훌륭한 연설이 있었다”며 “유럽의 친구들은 쇠퇴와 재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연설은 상당한 규모로 준비됐다. 미 국무부는 4대의 영상 카메라를 동원했으며 이 가운데 한 대는 프닉스 언덕에 선 루비오 장관의 모습을 영화적 장면처럼 담기 위해 크레인에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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