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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유나유 작성일26-10-09 15:54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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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면 땅 위의 잎은 기세가 꺾이지만, 땅속에서는 알이 여문다. 그것이 바로 토란(土卵)이다. 흙 속에서 알처럼 자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겉은 잔털이 덮인 거친 갈색 껍질이지만 벗기면 속살이 희고 부드럽다. 털을 다듬어 깨끗하게 손질한 토란을 '알토란'이라 하는데, 여기서 부실한 데 없이 옹골차고 실속 있는 사람을 이르는 "알토란 같다"는 말이 나왔다. 토란은 화려한 작물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물기 많은 땅이면 잘 자라고, 어미 토란 둘레로 어린 토란이 줄줄이 달린다. 한 뿌리에 한 집안이 모여 사는 모양새다. 땅속의 알, 2천 년 전부터 '굶지 않게 하는 작물' 토란의 원산지는 인도와 그 인근의 고온다습한 지대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일찍부터 굶주림을 막는 작물로 귀하게 여겼다. 사마천은 '사기'에 토란이 나는 땅이라면 굶어 죽을 일은 없다는 당시의 말을 남겼다. 우리 땅에는 중국을 거쳐 들어온 것으로 보이며, 고려 때 의서 '향약구급방'에 이름이 올라 있어 고려 이전에 이미 재배된 것으로 여겨진다. 고려 문인 이규보(1168∼1241)의 문집 '동국이상국집'에는 지인이 토란에 시 두 수를 붙여 보내오자 세 수로 답한 작품이 실려 있다. 이규보는 토란의 품종을 네 가지로 나눠 적었는데, 그만큼 재배법이 발달해 있었다는 뜻이다. 토란은 이미 800년 전에 선비들이 주고받던 가을 선물이었다. 조선 후기 정학유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농가월령가' 8월령에는 추석 풍경이 나온다. 햅쌀 술과 올벼 송편, 박나물과 함께 토란국을 선산에 올리고 이웃집과 나눠 먹자는 대목이다. 토란국 한 그릇에는 음식과 함께 감사와 정, 나눔이 담겨 있었다. 오늘날 토란의 최대 산지는 전남 곡성이다. 국내에서 처음 토란을 상업 재배한 곳으로, 2017년 기준 전국 재배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48%를 차지했다. 2019년에는 토란 품목으로는 전국 처음으로 지리적 표시를 등록했다. 야마토게임2 익혀야 약이 된다…'동의보감'이 짚은 생토란의 독 양생의 지혜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좋은 음식을 찾아 헤매기보다 계절에 맞게, 내 몸에 맞게, 지나치지 않게 먹는 것이 먼저다. 약선에서는 토란을 맛이 달고 약간 매우며 성질은 평한 음식으로 보고, 위와 관련된 식재료로 설명한다. 전통적으로 비위를 돕고 몸이 허약할 때 보하는 데 썼다. '동의보감'도 토란은 성질이 평하고 위와 장을 원활하게 하며, 날것은 독이 있으나 익히면 독이 사라지고 몸을 보한다고 적었다. 가을에 부드럽게 익혀 몸의 기초를 다지는 음식이라고 보면 쉽다. 동의보감이 경고한 독의 정체는 오늘날 과학으로 설명된다. 생토란에는 바늘 모양의 수산칼슘(옥살산칼슘) 결정이 들어 있어 입안과 목을 따갑게 하고, 맨손으로 껍질을 벗기면 가려움을 일으킨다. 우리 어머니들이 토란을 소금물에 삶고 쌀뜨물에 담가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아린 맛을 빼고 재료의 단.을 눌러 장.을 살리는 살림의 지혜였다. 지금도 손질할 때는 비닐장갑을 끼고 껍질을 조금 두껍게 벗기는 것이 좋다. 현대영양학으로 보면 토란은 전분이 주성분인 뿌리채소다. 식이섬유와 칼륨이 들어 있고, 토란 특유의 미끈한 。액은 갈락탄이라는 다당류다. 다만 토란도 탄수화물 식품이어서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혈당을 관리하거나 신장 질환 등으로 칼륨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사람은 자기 상태에 맞게 양을 줄여야 한다. 토란은 다른 식재료와 만날 때 맛이 깊어진다. 쇠고기 양지와 끓이면 부드러운 토란에 고기의 풍미가 배고, 들깻가루를 풀면 고소함이 살아난다. 무와 대파, 다시마도 잘 어울린다. 토란대는 껍질을 벗겨 말렸다가 육개장이나 나물로 먹고, 잎은 삶아 쌈으로 썼다. 땅에서 얻은 것을 뿌리부터 줄기, 잎까지 아껴 쓴 것이다. 우리 밥상에 담긴 살림의 지혜가 이렇다 손오공게임주소 . 하나를 얻으면 끝까지 귀하게 쓰고, 좋은 것도 지나치지 않게 먹고, 혼자 먹지 않고 이웃과 나눴다. 추석 토란국에는 그 뜻이 더 짙게 배어 있다. 여름 더위를 지나 가을 결실을 맞으며 조상에게 감사하고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음식이었다. 뜨거운 국물에서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가족의 얼굴이 마주하고, 국 한 그릇을 나누며 정을 확인했다. 필자는 토란을 볼 때마다 어머니들의 손을 떠올린다. 흙 묻은 토란을 가져와 하나씩 껍질을 벗기고, 아린 맛을 없애려 삶고, 다시 국을 끓이던 손이다. 음식은 그렇게 사람의 손을 거쳐 기억이 된다. 손자병법으로 바라본 토란 요리 토란에 담긴 지혜를 '손자병법' 병세편(兵勢篇)에 비춰본다. 손자는 거세게 흐르는 물이 돌까지 떠내려 보내는 힘을 '세'라고 불렀다. 흩어진 힘을 한 흐름으로 모으고, 때를 만나 그 힘을 제대로 쓰는 것이 세다. 작은 힘도 모이면 커지고, 때를 얻으면 쓸모를 발휘한다. 토란도 그렇다. 여름 내내 넓은 잎으로 햇빛을 받고 비를 맞지만, 열매는 땅속에서 조용히 자란다. 겉으로 힘을 자랑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양분을 모아 가을에 알을 만든다. 사람의 건강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일 먹는 한 끼, 꾸준히 걷는 한 걸음, 푹 자는 잠이 차곡차곡 쌓여 몸의 기초가 된다. 건강은 한 번 먹는 보약보다 오랜 생활에서 길러지는 힘이다. 토란밥이 그 이치를 잘 보여준다. 쌀과 토란이 만나 서로 다른 맛과 식감을 낸다. 토란탕도 마찬가지다. 쇠고기와 들깨, 무와 대파가 한 솥에서 어우러져 저마다 맛을 내면서 하나의 음식이 된다. 여러 재료의 힘이 한데 모여 새 맛을 만드는 것이다. 토란찜은 또 다른 지혜를 보여준다. 센 불로 몰아붙이지 않고 수증기와 시간으로 천천히 익힌다. 억지로 힘을 쓰기보다 자연의 흐름을 따르라는 노자의 무위자연이 떠오른다. pc야마토 토란전과 토란구이는 같은 재료에 새 얼굴을 입히고, 조림은 간장과 양념이 천천히 배어 깊은 맛을 낸다. 같은 토란도 조리법에 따라 다른 음식이 된다. 손자는 병세편에서 "싸움은 정(正)으로 맞서고 기(奇)로 이긴다"고 했다. 기본을 지키는 정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기가 토란 요리에도 그대로 들어 있다. 어떤 조리법보다 먼저 지킬 것은 절제다. 토란이 좋다고 많이 먹을 일은 아니다. 밥과 함께 먹는다면 양을 조절하고, 반드시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건강한 밥상은 좋은 것을 더하는 일과 지나친 것을 덜어내는 일이 함께 갈 때 완성된다. 요즘 많이 말하는 저속노화도 같은 이치다. 특별한 음식 하나로 세월을 멈출 수는 없다. 토란 한 알도 봄과 여름의 햇빛을 받아 힘을 모은 뒤에야 가을 땅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도 젊음을 억지로 붙잡기보다 매일의 생활 속에서 몸의 힘을 천천히 쌓아가야 오래 건강하게 산다. 추석날 가족이 둘러앉아 토란국 한 그릇을 나누는 장면을 떠올려봤다. 토란은 땅이 품었고, 농부가 길렀으며, 어머니의 손을 거쳐 국이 됐다. 그 국은 다시 가족의 식탁에서 나뉜다. 흙에서 시작된 한 알이 사람의 마음까지 이어진다. 병세편의 가르침도 결국 힘을 함부로 흩뜨리지 말라는 데 있다. 기본을 지키고, 필요한 만큼 힘을 모으고, 때가 오면 그 힘을 제대로 쓰라는 것이다. 이처럼 토란은 땅속에서 조용히 힘을 모아 가을이면 알토란이 되어 우리 앞에 놓인다. 밥에서는 밥의 일부가 되고, 탕에서는 국물과 어울리며, 찜에서는 부드러움을, 전에서는 고소함을 드러내고, 조림에서는 양념을 품는다. 모양은 바뀌어도 토란이라는 본바탕은 그대로다. 토란 한 알에는 흙의 생명력과 계절의 시간, 어머니들의 손맛과 추석의 나눔이 들어 있다. 매일의 작은 생활을 쌓아 건강한 몸을 만들라는 양생의 지혜도 함께 들어 있다. 추석 토란국은 대대로 이어온 삶의 지혜를 서로에게 건네는 한 그릇의 사랑이다. 최만순 음식 칼럼니스트 ▲ 한국약선요리 창시자 ▲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 중국약선요리 창시자 팽명천 교수 사사 후 한중일 약선협회장 역임 전에서는 고소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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