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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신연수 기자 |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원 정책 논의를 가스·원전 진영이 주도하고 있다는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의 연구 결과가 30일 발표됐다. 이들은 관련 정책 관여 활동의 61%를 차지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다. 반면 기후 공약을 내건 수요 기업의 관여는 14%에 그쳤다.
이번 분석은 2023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국내 41개 기업, 24개 산업협회, 5개 금융그룹의 정책 관여 활동 97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두산에너빌리티·SK㈜·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 주요 에너지 공급 기업과 범산업협회가 데이터센터 전력원 관련 정책 관여 활동의 주요 주체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자력 확대를 주장했다. 재생에너지 중심 전원 구성에는 기술적·경제적 한계를 제기하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권고 경로와 상충한다.
IPCC는 원자력에 대한 지지가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와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에 대한 지지를 동반할 때" 권고 경로에 부합한다고 본다. 또한 재생에너지 투자가 기후변화 대응뿐 아니라 한정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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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데이터센터 수요 기업은 정책 논의에 소극적이다. 인플루언스맵이 추적한 데이터센터 에너지 공급 관련 관여 활동은 약 14%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처럼 소극적인 관여 활동이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RE100 이행이나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국제 통상 규범 대응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나아가 수출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SK㈜와 삼성전자는 RE100 등 공약을 보유했음에도 데이터센터 전력원으로 LNG와 원자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원자력을 비롯한 무탄소 에너지를 포괄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삼성전자의 한 고위 임원이 이재명 정부의 반도체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위해 LNG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한국 데이터센터 에너지원을 둘러싼 공급, 수요 측의 관여 양상 비교. / 사진=기후미디어허브.
이러한 화석연료 중심 정책 방향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 목표 달성을 저해할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산업계의 부정적 관여가 이를 가로막는 형국이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신규 원전 설비는 대형 원전 2기(2.8GW)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0.7GW)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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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 건설 기간을 고려하면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다현 인플루언스맵 연구원은 "LNG 중심의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구조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와 화석연료 수입 의존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한국의 2050 탄소중립 목표에 부담을 주고 에너지 안보 우려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AI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한국은 아직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초기 단계인 만큼 에너지 수요 기업들의 적극적인 정책 관여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해 명확히 지지해야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원 믹스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역시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공급이 LNG와 석탄 등 화석연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2050 탄소중립 경로와 2035 NDC, 2040 탈석탄 목표에 비춰볼 때 지금의 데이터센터 전력원 논의가 이러한 탈탄소 목표와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최근 일련의 국제적 갈등은 한국의 에너지 믹스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음을, 특히 수입 천연가스 의존의 위험성을 다시금 보여준다"며 "산업계와 정부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에 흔들리지 말아야 하며 2030 재생에너지 100GW(기가와트) 목표 달성을 위한 정부의 더욱 치밀하고 적극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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