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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유나유 작성일26-09-29 02:06 조회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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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석 달의 발전이 지난 삼 년의 발달을 압도한다. 그 삼 년은 또한 그 전의 삼십 년을 능가한다. 요즘 AI(인공지능) 업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어렵잖게 비슷한 얘기를 듣는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있었던 에르베 르 텔리에와 AI 기반 LLM 모델들 간 소설쓰기 대결 소식을 한국에 처음 전한 뒤로 AI 부문 최신 소식을 다룬 외신과 연구를 꾸준히 찾아 읽었다. 변화는 피할 수 없고, 양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마음 한 구석에 끝끝내 간직하고 싶었던 인간의 특별함,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지켜낼 수 있으리라 믿었던 존엄에의 희망은 더는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 카피라이터였던 친구가 돌연 줄을 타고 도색하는 현장직으로 전업했고, 도자기 굽는 노인처럼 미술을 하던 지인은 AI 영상제작에 나서 주목할 성취를 거두었다. 그러나 나는 AI가 가져오는 충격적 변화를 한국 언론보다도 빨리 살피면서도 여전히 글을 쓰겠다고 자리를 뭉개고 있다. 이달 말 한국의료변호사협회서 주최하는 토론회에 나서달란 요청을 받았다. '비대면 진료 및 AI가 의료계와 임상진료현장의 환자에 대해 미치는 영향과 전망'이란 제하의 논의 가운데서 의료계도, 테크계에도 몸담지 않은 작가로 무슨 말을 전할지를 고심한다. 새삼 돌아본 최근 소식 가운데 마음을 끄는 것과 두려움을 일으키는 것이 마구 혼재돼 있다. 그러나 그 둘이 과연 다른가를 나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문득 10여 년 전 레이 커즈와일과 데이비드 젤런터로 상징됐던 AI 업계 내 진화주의자와 인본주의자의 대립이 떠오른다. 이는 이미 첨예한 현실이 됐다. 아니, 불과 몇 달 새 커즈와일의 압승으로 흘러가는 듯도 보인다. AI는 곧 루프 내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 완전한 자가발전 체계를 갖출 것이다. 이미 인간보다 AI 에이전트가 소비하는 토큰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시대가 열렸다 릴게임 신천지 여신 . JEV로 표상되는 AI의 성공은 이제 판단과 선택조차 인간의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바이러스를 포함한 의료연구조차 의학과 생물학에서 테크계로 무게중심을 옮겨간다. 정렬문제에 비교적 늦게 봉착할 것으로 예측됐던 순수학문, 그중에서도 수학은 벌써부터 위기론과 맞닥뜨려 필즈상 폐지론까지 나왔다. 그렇다면 인간의 미래는 커즈와일이 예고했듯 컴퓨터에 뇌를 업로드하고 인식을 확장하는 기계적 공존이나 멸종에 가까운 도태로 가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미래가 제시될 수 있을까. ▲ 작별인사 책 표지 ⓒ 복복서가 인기작가 김영하의 첫 장편 SF 4년 전 출간된 한국소설 <작별인사>를 생각한다. 인기작가 김영하가 9년 만에 내놓은 소설로, 당시로선 성공한 작가의 신작치고 독특하게도 SF 장편소설이었다. 대표작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수편의 에세이와 TV프로그램 출연으로 대중 앞에 제 존재를 각인시킨 저자다. 그러나 본업인 소설에선 오랫동안 장편을 내놓지 못해 팬들의 애를 태웠다. 그러다 전자책서비스 '밀리의 서재' 회원에게만 선보인 글로써 출발한 작품이 장편으로 진화했다. 작가의 첫 장편 SF소설이 됐다. 통일된 미래의 한국, 그중에서도 부족한 기간시설로 신기술을 시범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적지로 꼽힌 평양이 주된 무대다. 평양에 위치한 사설 연구소 휴먼매터스랩에서 일하는 최박사는 아들 철이를 혼자 기른다. 집 안에 갇혀 아버지와만 지내는 철이는 한번이라도 혼자 바깥에 나가보고 싶지만, 아버지는 나라가 내전으로 위험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부탁을 거절한다. 그러던 어느 날. 철이가 아버지와 함께 외출을 나갔을 때 사달이 난다. 모바일 바다이야기먹튀돈받기 정부 소속 휴머노이드들이 철이를 데려간 것이다. 그들은 철이가 인간이 아닌 미등록 휴머노이드라고 말한다. 철이가 끌려간 교외 수용소에는 먼저 끌려온 또 다른 휴머노이드가 수두룩하다. 개중엔 철이처럼 인간화된 개체도 있고, 전투용과 복제된 클론까지도 아무렇게나 섞여 있다. 서로가 서로를 착취하는 무질서한 수용소 안에서 철이는 오로지 살아남고자 애를 쓴다. 소설은 인류의 그리 멀지 않은 미래, 인간이 자신들이 개발한 AI에게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을 그린다. 철이가 수용소에서 만난 다른 개체들과 탈출을 감행하고, 제가 인간이 아니란 걸 깨닫는 과정이 시작이다. 육체를 포기하고 클라우드에 올려져 영생을 얻는 인간들과 그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유한한 삶 가운데 필연적인 고통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정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선택이 이어진다. 책은 이 같은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는 인물의 모습을 통하여 독자 스스로가 작 중 인물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철이와 휴머노이드 민이, 클론 선이, 그들을 돕는 인공지능 달마, 인간 최박사, 그를 변호하는 변호사 등이 수시로 과학과 철학이 맞닿는 질문을 서로에게 던진다. 그 과정에서 현대 과학의 윤리적 문제와 존재론적 질문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물론 하나하나 뜯어보자면 과학과 철학이 수없이 논의해온, 이미 당시 테크계에서도 새롭지 않았던 문제다. 해외 SF문학 가운데서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작품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본 적 없었을 한국 독자에겐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일 테다. 더욱이 다가온 기술은 SF를 더는 공상의 영역으로 멀찍이 밀어두지 않는다. 소설보다 더 소설적인 현실 앞에서 김영하 특유의 술술 읽히는 문장과 잘 꾸며진 에피소드가 나름의 재미를 준다. 창공릴게임 다뤄진 논의가 쓰일 당시를 기준으로 해도 첨예하지 않고 캐릭터 또한 기술적으로나 사상적으로 선명하게 표현되지 않는 등의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꼭 그만큼 무해하여서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다. 일찍이 SF장르, 현대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 대한 논의를 아예 접해보지 못한 아동이나 청소년에게 한 권 소설부터 권해야 한다면 이 책을 떠올려봄직도 하다. SF는 어느덧 대세가 됐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의 인식범위를 넘어선 기술이 공상의 영역에서 현실로 틈입해왔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고, 또 생명체를 디지털 신호로 업데이트하는 기술은 뉴럴링크를 위시한 미국과 중국의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에 있다. 뇌에 링크칩을 이식하는 단계는 진즉 성공했고, 그 너머의 기술 또한 여러 개가 임상 단계다. 이로부터 파생될 존재론과 인식론이 현대 철학의 가장 뜨거운 주제로 떠올랐고, 소설이 다루고 있는 '마인드 업로딩' 기술까진 아니라도 멀게만 느껴졌던 뇌 확장은 이미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러나 지적 역량의 확대, 또 초월적 연결로써 전과 다른 인식을 가진 인간이 과연 인간으로 남을 수 있을까를 여전히 연필을 쥔 글쟁이로 살아가는 나는 두려워하며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작별인사>는 기존 인류와 문명에 대한 작별을 고하는 글로써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우리가 고등한 의식과 자의식을 가진 유일한 존재라 생각했던 인간이 더는 그와 같이 존재하지 못할 때, 인간의 가치는 과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적잖은 전문가들은 초창기 뇌 확장 기술은 마치 신개념 스마트폰을 구입해 사용하듯 자연스레 도입될 것이라 내다본다. 뇌에 이식한 칩이 이내 인간의 인식범위를 바꿔내고 급기야 감정이나 정서, 감각까지도 조절할 수 있다. <작별인사> 뿐 아니라 이미 많은 소설이 아주 먼 미래처럼 그렸던 그 일이 현실화 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과연 우리는 그때도 선택이라 부를 만큼 주도적 결정권을 쥐고 있을까. 특하게도 SF 장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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