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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유나유 작성일26-09-28 21:29 조회2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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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남 목사 어머니 김광금(오른쪽 두 번째)씨와 가족들이 1989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교회 사택에서 기독교마리아자매회 자매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내가 친척 조카인 두 소년 설과 정을 갑작스럽게 데려오려 하자 어머니는 극구 반대하셨다. 먹을 것도 문제였지만 잠자리도 마땅치 않았고, 이미 두 손자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형편이었다. 나는 어머니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외아들인 내가 뒤늦게 고생하는 것도 안쓰러운데 또 다른 짐까지 짊어지려는 것이 걱정되셨던 것이다.
감사하게도 두 소년의 잠자리는 집 앞 상가에 있던 개척교회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잠자리는 마련됐지만 식사는 우리와 함께해야 했다. 한창 자라는 남자아이 네 명이 함께 먹으니 쌀독은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별다른 불평을 하지 않으셨다. 어느 날 어머니는 재래식 부엌의 쌀독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씀하셨다.
“참 신기한 일이다. 어제까지 쌀독 밑바닥이 보였는데 오늘 아침 보니까 빈 쌀독에 쌀이 가득 채워져 있지 뭐냐.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나는 속으로 짚이는 바가 있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어머니, 맞는 말씀이에요. 귀신이 곡할 노릇이에요. 그런데 나쁜 귀신이 아니라 우리를 도우려는 좋은 귀신이에요. 천사가 우리도 모르게 다녀간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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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우리는 감사하기만 하면 돼요. 모든 게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니까요.”
이런 ‘귀신이 곡할 노릇’은 광야 생활 동안 여러 차례 일어났다. 어디선가 조용히 전달되는 쌀과 찬조물, 생필품들 덕분에 우리는 주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놀라워하시던 어머니도 나중에는 ‘하나님이 또 하셨구나’ 하는 표정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셨다.
어머니는 처녀시절 외할아버지가 “시집간 뒤 친정에 편지나 할 것”이라며 학교에 보내지 않아 글을 배우지 못하셨다. 성경도 직접 읽을 수 없었기에 복음을 설명해 드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아이들이 천국에 관해 열심히 이야기하면 한참 듣다가 “누가 천국에 가본 사람 있간디” 하며 웃으실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어머니의 마음에도 조금씩 천국이 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을 돌보느라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평안하고 인자한 얼굴로 지내셨기 때문이다. 글을 통해 말씀을 깨닫지는 못하셨지만, 비어 있던 쌀독이 채워지고 필요한 생필품이 누군가의 손을 통해 공급되는 일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셨다. 그렇게 어머니는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한 신앙의 산증인이 되어 가셨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17년을 더 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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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며 밖으로 돌던 세월에도 한 번도 싫은 소리를 하지 않으셨다.
당시 우리 방 바로 옆에는 술주정이 심한 아저씨가 살고 있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술만 마시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가족들에게 술을 사오라고 행패를 부렸다. 문제는 그 소란 때문에 천식을 앓던 어머니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도 그의 횡포를 제지하지 못했다.
결국 내 옛날의 거친 성품이 다시 꿈틀거렸다. 어느 날 가족들이 없는 한밤중에 신을 신은 채 몽둥이를 들고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불을 끈 깜깜한 방에서 얼굴을 피해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
그 일로 늦은 저녁 동네 파출소에 불려가 조사를 받게 됐다. 파출소 안에서 잠시 벽에 기대 눈을 감고 있는데 머리맡 창문 밖에서 쇳소리가 섞인 낯익은 숨소리가 들렸다. 천식으로 고생하시던 어머니의 쌕쌕거리는 숨소리였다.
눈을 들어 어머니와 마주쳤다.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은 채 눈물만 흘리고 계셨다. 어머니를 생각한다며 저지른 일이 오히려 어머니를 더 근심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날 들었던 어머니의 숨소리와 눈물을 닦던 얼굴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어머니에게도 죄송했지만, 신학생의 신분으로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을 슬프게 했다는 생각 역시 두고두고 나를 자책하게 했다.
은 채 몽둥이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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