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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성원성 작성일26-09-21 03:13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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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적으로 옳고, 표현도 무난하다. 그런데 감흥은 없다. 밋밋하고 상투적이다. 어딘지 모르게 ‘인공지능(AI)이 쓴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없어서다. 사실 AI 기술이 없었을 때도 그랬다. 개성 없는 광고 문구, 영혼 없는 사과문, 안전하기만 한 기획서에 우리는 감동하지 않는다. 창작자의 고민, 경험, 개성이 보이지 않는 결과물은 언제나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
콘텐츠는 사람의 욕망과 감정을 투영할 때 비로소 강력한 힘을 얻는다. 생성형 AI가 무난하고 그럴듯한 글, 이미지, 음악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인간의 흔적’은 새로운 프리미엄으로 떠오르고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이 비인간적 완벽함보다 인간적 불완전함이 가치를 인정받는 현상인 ‘로센티시티(Raw-authenticity)’를 2027년 비즈니스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꼽은 이유다. ‘로센티시티’를 다룬 DBR 9월 1호(448호) 기사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 ‘사람 냄새’가 진정성
로센티시티는 조금은 서툴고 흠집이 보이는 ‘날것(Raw)’, 인간의 경험에서 나온 ‘진정성(Authenticity)’의 합성어다. AI 활용이 일상화할수록 인간의 흔적은 오히려 희귀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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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가 된 필기구 업체 모나미의 송재화 사장이 남긴 자필 메시지가 하나의 사례다. 또박또박 정성 들여 썼지만, 약간 삐뚤어진 획, 일정하지 않은 글자 크기와 간격 등 ‘완벽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문장 또한 약간의 비문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직접 눌러쓴 글씨에서 시간과 정성을 읽었다. ‘누군가 시간을 들여 직접 쓴 문장’의 힘이다.
콘텐츠 시장에서도 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은 첨단 기술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인물이다. 퍼포먼스 캡처와 가상 카메라 등 최첨단 기술을 가장 먼저 껴안으며 표현의 한계를 깨 왔다. 스스로 ‘기술에 미친 사람(a techno-geek)’이라 칭할 정도다. 그런 캐머런도 기술이 인간을 다루는 방식엔 단호히 선을 긋는다. AI가 ‘다음 시대의 물결’임을 인정하면서도, 배우의 연기를 대체하려는 시도엔 “끔찍하다”고 평가한다. 그에게 기술은 인간의 표현력을 확장하는 도구이지 인간을 대체하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이 가수의 라이브 여부에 민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녹음한 음원은 안전하고 완성도가 높다. 실수할 위험도 없다. 반면 라이브는 불안하다. 가수의 컨디션에 따라 음이 흔들릴 수도 있고, 퍼포먼스에 따라 가쁜 숨소리가 섞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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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감상하는 이들은 그 불완전함까지 포함한 현장을 소비한다. 완벽한 음원이 아니라 그 순간 실제 사람이 노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가치를 둔다.
● AI 시대, 출처성의 가치
여기서 함께 주목받는 것이 ‘출처성(Origin)’이다. 2023년 힙합 스타 드레이크와 더 위켄드가 함께 부른 듯한 신곡 ‘하트 온 마이 슬리브(Heart on My Sleeve)’가 화제가 됐다. 노래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곧 놀라운 사실이 알려졌다. 두 가수는 이 노래를 부른 적이 없었다. AI로 목소리를 모사해 만든 곡이었다. 논란의 초。은 완성도가 아니었다.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허가를 받고 사용했는지가 문제였다. AI가 결과물을 정교하게 복제할 수 있게 되면서 ‘얼마나 잘 만들었나’만이 아니라 ‘누구에게서 비롯했는가’도 중요한 질문이 된 것이다.
이것이 로센티시티의 핵심이다. AI 시대, 사람들은 .. 더 그 결과물이 누구의 삶과 경험, 어떤 창작 과정에서 비롯했는지를 확인하려 한다. 실제로 AI가 인간의 흔적을 살리는 도구로 쓰일 땐 사람들의 반응이 호의적으로 바뀐다. 비틀스가 2023년 발표한 마지막 신곡 ‘나우 앤드 덴(Now and Then)’이 대표적이다. AI는 오래된 데모 테이프에 묻힌 존 레넌의 목소리를 분리하고 복원하는 데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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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에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가 새로운 연주를 더했고, 조지 해리슨이 생전에 남긴 기타 리프를 얹었다. 기존 창작자의 의도를 되살린 AI에 대중은 깊은 경의로 화답했다.
● ‘인간의 몫’을 묻다
로센티시티는 기술에 대한 거부가 아니다. 지나치게 계산되고 예측 가능한 콘텐츠가 일으키는 인지적 피로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작용이다.
이 .에서 사람이 실제로 감당하는 위험과 긴장, 망설임과 실패 가능성은 콘텐츠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이를 잘 보여준 작품이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다. 제한된 시간과 환경 속에서 경쟁하는 셰프들의 긴장과 심리 상태, 미세한 떨림과 표정의 변화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나는 솔로’도 어색한 침묵, 돌이킬 수 없는 말실수처럼 통제되지 않는 인간의 반응이 핵심이다. ‘조작’과 ‘리얼’의 차이를 특히 민감하게 감지하는 한국의 대중에게 인정받을 만큼 날것의 매력이 살아 있는 프로그램이다.
로센티시티는 AI 시대에 기업과 창작자가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운영 원칙이다. AI는 편리하지만,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지막 한 걸음은 인간의 몫이다. AI의 제안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취사선택하고, 출처와 창작의 과정을 강조하며, 인간의 현존을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인간의 욕망이라는 본질을 이해하고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때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권문혁 히트메카닉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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