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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성원성 작성일26-09-13 00:08 조회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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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갱(更)’의 무대는 청년 창업 외식업체 조리실. 어린 시절 엄마를 버렸으나 여든이 넘어 돌아온 할아버지를 두고, 엄마 ’안나‘(왼쪽)와 외식업체 대표인 딸 ’피영‘의 애증이 끊임없이 부딪친다./두산아트센터 “늙을수록 할 일이 있어야 건강해. 쓸모없으면 더 아파. 더 빨리 죽어.”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연극 ‘갱(更·본주 작·연출)’의 무대 위, 60대 엄마 ‘금옥’(김은희)이 청년 창업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40대 딸 ‘피영’(공상아)에게 말한다. 엄마는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떠났다가 80대 노인이 돼서야 돌아온 아버지 ‘천태’(조하석)를 돌본다. 산업화 시대 도축장에서 일하다 한쪽 팔을 잃은 천태의 망가진 몸은 뜻밖의 경제적 가치로 환산된다. 산재 보상금으로 받은 거액이 파산 위기에 몰린 손녀에게 절실해진 것이다. 훼손된 신체의 비극이 다시 가족의 생존을 떠받치는 자산이 되는 아이러니라니. 극단 신세계의 연극 ‘노인박멸’에서, 택시 운전을 그만둔 노인 ‘정복’(가운데)은 색소폰을 배우고 연애도 시작해 보지만 치매 증상이 심해질수록 자식들의 돌봄에 의존하게 된다. /극단 신세계 앞서 6일 서울 성북구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막을 내린 극단 신세계의 연극 ‘노인박멸’(작·연출 김수정)은 출연 배우 전원이 성인용 기저귀를 차고 등장해 흰 가루를 뒤집어쓰고 머리와 얼굴, 온몸에 칠하며 시작됐다. ‘너도 나도 다 늙는다’는 선언을 시각적 충격으로 전달한다. “이건 내 일이야. 이걸로 너네들 다 먹여 살렸어! 릴게임빅뱅 ” 이 연극에서 팔순을 앞둔 택시기사 ‘정복’은 운전을 그만두라는 자식들에게 소리친다. 깜빡깜빡 놓고 마는 정신줄 탓에 사고까지 냈으니 가족의 걱정도 무리는 아니지만, 이 노인에게 운전대를 놓는다는 건 누군가를 먹여 살리는 존재에서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바뀐다는 걸 뜻한다. 결국 일을 그만두면서 ‘정복’의 치매는 급속도로 진행되기 시작한다. ‘늙음’은 언제부터 ‘짐’이 되는가. 사람은 일을 하지 못하게 된 뒤에도 존엄할 수 있을까. 한국은 이미 지난해 국민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들어섰다.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과 고용률도 각각 40%에 육박한다. 하지만 세상은 일을 계속하면 “왜 아직도 일하느냐” 묻고,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누군가의 부담으로 취급한다. 일해서 먹여 살리는 몸과 돌봄받아야 살 수 있는 몸 사이, ‘늙어감’의 존엄을 묻는 연극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극단 신세계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 것은 극단 신세계 작품의 독보적 매력. ‘노인박멸’ 역시 깔깔 웃다가 찔끔 눈물 흘리게 하는 흡입력이 놀랍다. 일을 그만둔 노인 정복은 처음엔 뉴욕에서 연주하는 꿈을 이루겠다고 색소폰을 배우고, 연애도 시작하지만, 치매 증상이 깊어질수록 삶의 주도권은 자식들에게로 옮겨 간다. 이런 효자 효녀가 있을까 싶을 만큼 자식 모두가 한 마음으로 아버지를 염려하며 잘 모시려 하지만,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과 실제 돌봄을 감당하는 일 사이의 현실적 간극은 크다. 황금성pc버전 우물쭈물대거나, 현실성 없는 큰소리만 치며 화를 내거나, 철없이 나서서 문제를 일으키는 자식들 각각이 주변 누군가와 닮아 있어 웃으면서도 답답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노인박멸’이 늙음의 문제를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으로 바라본다면, ‘갱’은 같은 문제를 꼬일대로 꼬인 가족사와 서로 다른 세대 사이에 펼쳐 놓고 시종 숨 막힐 듯 놀라운 긴장감의 심리극처럼 밀어붙인다. /두산아트센터 버림받고 설움 겪으며 자란 3대의 애증에다 외식업체에서 함께 일하는 20~30대 청년들이 겪어온 일의 경험이 중첩되고 충돌하며 파열음을 낸다. 산업화 세대의 가난과 희생, 중년 세대의 부양 부담, 젊은 세대의 불안정한 근로 조건은 분리된 문제 같지만 실은 이어져 있다. 부모가 자식을 먹여 살리고, 자식이 다시 늙은 부모를 부양할 때 사랑과 의무, 경제적 이해관계는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 가족은 서로를 먹여 살리지만 때로는 상대의 돈과 시간, 노동에 기대어 살아가며, ‘먹이는 사람’과 ‘먹는 사람’의 위치는 평생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이다. 무대 중앙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조리대가 그런 시간의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사람의 몸은 노동하면서 닳고, 병들고, 늙어가는 반면 금속 조리대는 수없이 사용한 뒤에도 닦아내면 다시 번들거린다. 제목부터 도발적인 ‘노인박멸’은 늙음을 실패나 결함처럼 바라보는 모순적 시선을 겨냥하며 마지막까지 돈에 휘둘리는 애도 과정의 오염까지 짚어간다. ‘갱’ 역시 어느 세대가 더 이기적이고 어느 세대가 더 희생했는지 판정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몸들이 어떻게 서로에게 빚지고 의존하며 한 가족과 사회를 이루는지 바라본다. 서 먹여 살리는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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