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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2024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을 관람하며 ‘허니 듀스’를 마시고 있다. 함께한 이는 당시 연인이자 현재 남편인 NFL(미 프로풋볼) 스타 트래비스 켈시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4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와 쿠엔틴 할리스(프랑스)의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 관중석 곳곳에서 분홍빛깔의 음료를 홀짝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허니 듀스(Honey Deuce)’라 불리는 칵테일이다. 세계적인 보드카 브랜드 그레이구스에 레모네이드와 산딸기 맛 리큐르(증류주에 과실이나 과즙 성분을 넣은 혼성주)를 섞고, 테니스공을 빼닮은 멜론 볼을 얹은 술이다. 꿀처럼 달콤한 맛과 테니스 용어 ‘듀스’(40-40 동。에서 어느 한쪽이 두 。을 연속으로 따야 게임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제는 허니 듀스 한 잔을 손에 들고 ‘인증샷’을 남겨야 US오픈을 제대로 즐겼다고 할 만큼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 됐다.
허니 듀스는 미국테니스협회(USTA)가 대회 흥행을 끌어올릴 묘수를 찾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세계적인 경마 대회 켄터키 더비의 명물 ‘민트 줄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US오픈만의 ‘시그니처 음료’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켄터키산 버번위스키에 민트와 설탕을 넣어 만드는 민트 줄렙은 1939년 켄터키 더비의 공식 음료로 지정된 뒤 90년 가까이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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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가 열리는 주말 동안에만 12만5000잔 이상이 팔린다고 한다.
그래픽=백형선
출시 첫해인 2007년 2만4000잔이 팔렸던 허니 듀스는 해마다 인기를 더하며 지난해엔 판매량이 74만잔까지 치솟았다. 매출만 1700만달러(약 230억원)가 넘는다. 올해는 80만잔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기 비결은 술에만 있는 게 아니다. 허니 듀스를 담아 주는 전용 컵에는 역대 US오픈 우승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테니스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기념품으로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다.
스포츠 현장의 ‘음식 마케팅’은 단순히 먹거리를 파는 데 그치지 않고 대회와 구단의 브랜드를 팬들에게 각인하는 역할도 한다. US오픈처럼 흥행과 수익을 위해 새로운 먹거리나 음료를 개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길게는 3시간 넘게 이어지는 스포츠 관람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형성된 먹거리 문화가 오랜 세월을 거치며 대회를 상징하는 전통으로 굳어지기도 한다.
윔블던의 ‘딸기와 크림’이 대표적이다. 영국의 딸기 수확 철과 대회 시기가 맞물리면서 1877년 첫 대회 때부터 관중들이 생크림을 얹은 딸기를 먹으며 테니스 경기를 즐겼다고 한다. 이제는 대회 기간에만 매년 25만 접시 넘게 소비될 만큼 윔블던 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음식이 됐다. 2010년부터 한 접시 가격을 2.5파운드로 유지해 오다 지난해 2.7파운드로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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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 메일은 “전통을 중시하는 윔블던도 가파른 물가 상승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주는 변화”라고 전했다.
반면 골프 최고 권위 대회 마스터스의 명물 ‘피멘토 치즈 샌드위치’는 꿋꿋이 옛 가격을 지키고 있다. 식빵 사이에 잘게 썬 피멘토 고추와 치즈를 넣은 소박한 음식으로, 1947년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지역의 한 부부가 코스 한쪽에서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로 알려졌다. 20년 넘게 1달러 50센트라는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입장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로 불릴 만큼 어려운 마스터스는 관람객의 부담을 덜기 위해 식음료만큼은 저렴한 가격을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MLB(미 프로야구) LA 다저스가 1962년 다저스타디움 개장을 기념해 선보인 ‘다저독’은 이제 야구장을 넘어 LA를 대표하는 명물이 됐다. 기다란 빵 사이에 소시지를 넣고 케첩과 머스터드 소스를 뿌린 평범한 핫도그지만, 한 해 300만개 넘게 팔릴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MLB 시애틀 매리너스는 2017년 메뚜기를 매콤하게 튀긴 멕시코 음식 ‘차풀리네스’를 구장 메뉴로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생소한 비주얼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지면서 매리너스 구장의 별미로 자리 잡았다.
NFL(미 프로풋볼) 그린베이 패커스의 ‘치즈 커드’는 치즈를 한입 크기로 잘라 튀긴 음식이다. 낙농업이 발달한 연고지 위스콘신주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지역 간식이 구단 대표 음식이 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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