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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9월 3일 동아일보에는 당시로서는 흔치 않았던 한 부부의 이야기가 실린다. 남편은 조선인 성악가 김문보 씨, 부인은 남편을 따라 조선사람이 된 일본인 나오코(直子) 씨다.
“동경 우에노(上野)음악학교 성악부를 졸업한 김문보 씨와 같은 학교를 졸업한 일본 여자 나오코 씨 사이에 민족적 감정을 초월할 만한 연애의 꽃이 피어 두 사람은 긴 장래를 굳게 맹세하고 부부가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 여자로 조선 사람에게 시집온 이가 전체로 많지마는 생활 상태, 의복, 언어를 조금도 고칠 줄 몰라 대개는 그 가정은 일본화하여 자손까지도 그렇게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일본 여자와 혼인하는 것을 환영치 아니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나오코 부인은 시부모를 뵙고자 조선에 오는 길이오, 조선의 땅을 밟으면서 곧 조선옷을 입고 조선 음식을 먹으며 그의 조선에 온 후의 감상을 들어보아 그는 분명히 조선 사람이 되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어 기사에서는 나오코 부인의 말을 전한다. “이번에 조선에 온 것은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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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땅은 퍽 아름답고 나에게 반갑습니다. 조선옷을 연락선에서부터 입었는데요, 처음으로 입지마는 퍽 가볍고 경편(輕便)하고 서늘해 좋습니다. 장래는 물론 조선에 와 살겠습니다마는 아직은 공부를 좀 더 하고자 외국으로 얼마 동안 가 있겠습니다.”
다음 날 매일신보 기사는 두 사람이 대구에서 치른 결혼식과 조선에서 살아가며 음악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전한다.
“이 두 청년 남녀는 2개월 동안을 북해도와 동북 지방에 음악 순례의 길을 마치고 지난 8월 23일에 부산에 상륙하였다. 나오코 여사는 ‘이곳이 타향이지만 사랑하는 남편의 고향인 동시에 자기의 일생을 이곳에서 보내고 자기의 몸이 이곳의 흙이 될 곳이다’ 하며 준비했던 조선 의복으로 갈아입고 대구로 향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일찍이 동경에서 화촉의 성전을 이루었건마는 다시 조선 재래의 의식에 의하여 성대한 결혼식을 대구 남산정 자택에서 거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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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독창회를 개최한 후 방금 경성에 와서 조선호텔에 투숙 중인 바, 9월 1일에 두 어여쁜 부부는 매일신보사를 방문하여 나오코 여사는 기자를 향하여 아래와 같이 말하더라. ‘대구에서 조선식으로 머리를 하고 초례상 앞에 섰을 때에 매우 큰 감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는 우리들의 혼인에 대하여 일선융화(日鮮融和)라는 말을 많이 하는 모양이나 우리의 결혼은 그 같은 정치 문제를 포함한 것이 아니오, 순전히 예술과 사랑의 결혼입니다. 내가 장차 이 같은 풍광(風光) 절승(絶勝·경치가 매우 뛰어나게 좋음)한 조선 땅에서 일생을 지내고 이 땅의 흙이 될 것을 생각하니 한량없는 애착과 기쁨을 느낍니다. 그리고 조선 재래의 아악(雅樂) 같은 것을 많이 들어 조선 음악계를 위하여 우리의 일생을 희생하고자 합니다’ 하였다. 김문보 씨는 ‘이제 우리는 이태리까지 가서 나는 성악을 더 배우고 아내는 피아노를 전공시켜 나의 반주를 하도록 하고, 그 뒤 아메리카로 가서 악단에 좀 서 보고 돌아와서는 미력이나마 조선 악계를 위하여 노력하고자 합니다’ 하였다.”
19세기발전소 대표
※ 위 글은 당시 지면 내용을 오늘의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옮기되, 일부 문장은 옛 투를 살려서 100년 전 한국인들과의 소통을 꾀했다.
우리는 일본 여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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