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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교육공간 민들레와 오디세이학교 민들레캠퍼스의 청소년들로 구성된 프로젝트팀 '선넘기'입니다. 저희는 '선넘기 프로젝트' 연재 기사를 통해 교육의 당사자로서 청소년의 시선에서 바라 본 교육에 관한 문제 의식을 전하려 합니다. 학교에서의 일상과 교육여행 이야기부터 입시 중심 교육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저희가 직접 겪고 고민한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기자말>
나는 자퇴 후 대안교육기관 공간 민들레에서 배움을 이어가는 중이다. 얼마 전, 민들레의 시민학 수업에서 세계시민교육과 관련된 논문을 읽고 토론문을 발표하는 활동을 했다. 세계시민교육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폭넓게 이해하고, 이를 일상과 사회에서 실천하며 책임 있는 시민을 양성하는 교육이다. 토론문에서 나는 세계시민에 대한 명확한 개념적 정의보다도 '연결되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세계시민이 필요한 지금의 현실과는 다르게 나는 많은 사람들이 연대의 감각을 잃어가고 있다고 느꼈다.
학교에서 지난 5월,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철원으로 '돋움 여행'을 떠났다. 그때 길도(길잡이 교사)의 지인이자 활동가인 '해초'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가자지구에 구호 물품을 조달하기 위해 항해를 하다가 이스라엘 정부에 붙잡혔다는 소식이었다.
SNS 속 많은 사람은 그녀에게 괜한 일을 벌인다며 욕을 했다. 이에 관해 해초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사람들이 '이곳과 저곳을 잇는 감각'을 잃어버렸다"고 이야기했다.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서로 연대하는 감각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그곳에도 사람이 있는데…'
일반학교에서도 세계시민교육과 관련된 내용을 배운 적이 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개념을 공부하고,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수행평가도 진행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나는 스스로 질문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다. 반면 민들레에서는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한 여행, 인권 활동가와의 만남, 친구들과의 토론을 통해 같은 문제를 다르게 경험했다. 특히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전달하려다 구금되었던 해초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멀리 떨어진 곳의 문제가 갑자기 훨씬 가깝게 느껴졌다. 그 과정에서 세계의 문제가 나와 무관한 지식으로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누군가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학교는 왜 학생들이 배운 것을 자신의 삶과 연결하고, 스스로 질문할 기회를 충분히 주지 못할까?
질문하고 함께 생각하는 배움의 의미
▲ 시민학 수업 민들레 시민학 수업 중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 강예슬
일반학교에서 내가 경험했던 수업은 대체로 정해진 지식을 전달하고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지식은 우리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지만,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데서 배움이 끝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식을 배우는 과정과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는 단순히 시험을 잘 보는 학생이나 많은 지식을 갖춘 학생을 길러내는 곳이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학교의 역할이다.
우리에게는 타인의 의견을 듣고, 공감하고, 반박하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힘은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하고, 더 나아가 세계시민으로서 국경과 문화의 경계를 넘어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는 데에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미래에 시민이 될 존재를 넘어 이미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이다. 따라서 질문하고 판단하는 경험은 성인이 된 이후를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현재 삶에서도 요구된다.
나는 이러한 힘을 기르기 위해서 질문과 토론을 통해 서로 다른 관。을 접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궁금한 것을 직접 질문하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관。과 마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처럼 교육의 역할은 정해진 결론으로 학생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왜 이런 교육이 쉽지 않을까?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수업 방식만 바꾼다고 해서 질문하는 교육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다. 질문할 시간을 마련하더라도 학생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실질적인 참여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학교 공동체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이 생기더라도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의견 차이를 다루고, 때로는 자기 생각을 수정할 수 있는 분위기가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 방식과 함께 만들어져 가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공교육은 입시와 평가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정해진 교육과정과 진도를 따라가려면 학생 개개인의 질문과 탐구에 사용할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학생이 배움의 주체가 되기는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 이는 교사 개인의 노력만으로도 해결하기 어렵다. 교사가 새로운 수업을 시도할 수 있는 시간과 자율성이 부족하다면, 수업을 바꾸고 싶어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렇기에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교사와 공동체가 할 수 있는 교육의 범위도 넓어질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청소년 당사자로서 교육 문제에 관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민들레에서 학생주도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공간민들레와 오디세이민들레가 함께 만든 '선넘기 프로젝트'이다. 우리를 가두고 있는 '선'을 찾고 그것을 넘어 보려 이야기 나누면서,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직접 주는 교육에 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쟁과열, 선행학습 등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우리가 쓰는 교육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선택하고 판단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서로 다른 생각을 해볼 수 있어야 하고, 무엇이 옳은지 고민하면서 때로는 기존의 생각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는 힘'이다. 그렇기에 배움의 과정에서 이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학교는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각자가 자신의 삶을 고민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어야 한다.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자신의 삶을 잘 꾸려가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다.
우리는 잘 살아가기 위해 배운다. 그게 다고 전부다.
덧붙이는 글 | 선넘기 프로젝트의 더 많은 이야기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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